순익 늘었는데 매출 제자리… 마른 수건 쥐어짠 상장사

입력 2017-04-03 19:31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보다 증가했다. 매출액은 사실상 제자리걸음했다. 매출 증가 등 몸집 키우기보다는 구조조정을 통한 허리띠 졸라매기에 매진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533개사의 2016년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전체 매출액은 1645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0.8% 늘었다. 영업이익(12조3000억원)과 당기순이익(80조3000억원)은 각각 15.02%, 18.46% 증가했다. 매출액 순이익률도 4.88%로 전년(4.15%)보다 개선됐다. 기업이 1000원짜리 상품을 팔아 손에 쥐는 돈이 42원에서 49원으로 늘었다는 의미다.

글로벌 경기가 정체된 상황에서 매출액은 소폭 증가에 그쳤다. 다만 전년보다 소폭 늘었다는 점에서 길었던 불황형 흑자의 출구가 보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조선·철강 등 구조조정을 통해 이익은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전체 상장사 매출액의 12.27%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해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다른 코스피 상장사들도 전년보다는 비교적 내실 있는 장사를 했다. 삼성전자를 뺀 상장사 매출액은 0.83%,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6.46%, 18.16% 증가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의 매출액과 이익도 늘었다. 하지만 실속 면에서 별다른 발전이 없었다. 727개사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138조6000억원으로 6.57% 늘었다. 영업이익(6.40%)과 순이익(8.37%)도 증가했다. 다만 매출액 순이익률은 0.05% 포인트 오른 2.89%에 그쳤다. 1000원을 팔아 29원 정도만 손에 쥐었다는 뜻이다.

유가증권시장 내 금융업종은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18조1000억원으로 19.4% 증가했다. 개별재무제표 기준 업종별로는 철강금속(50.99%) 화학(49.92%) 음식료품(27.42%) 업종의 흑자폭이 전년보다 커졌다. 의약품(-88.7%) 전기가스업(-64.5%) 비금속광물(-49.95%) 업종의 순이익은 줄었다. 건설·운수창고·기계 업종은 적자를 이어갔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