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63·독일)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이 유임됐다. 경질 위기를 넘긴 슈틸리케 감독이 돌아선 팬들의 마음을 돌리고 한국 축구도 살리려면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한축구협회는 3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이용수 기술위원장 주재로 기술위원회를 열어 슈틸리케 감독에게 다시 한번 힘을 실어 주기로 결정했다. 이 위원장은 “최근 한 두 경기만 가지고 슈틸리케 감독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부임 이후 아시안컵과 월드컵 2차 예선, 최종 예선 등 전체적으로 평가한 결과 유임 쪽으로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유임 배경으로는 대안부재론이 가장 컸던 것으로 보인다. 기술위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이 3경기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 감독을 뽑을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고, 또 새로운 지도자를 선임해도 짧은 기간에 선수단 파악이 쉽지 않다는 점도 고려했다. 일부에서 대안으로 제시된 신태용 U-20 축구 대표팀 감독의 경우 U-20 월드컵이 5월 20일에 개막해 6월 2일에 끝나는 만큼 월드컵 최종예선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후보군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이 빈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전술 미팅 때 살펴봤는데 나름대로 상대에 맞는 전술을 준비했다”고 옹호했다. 다만 “상대 팀은 2, 3주 동안 경기를 준비하지만 우리는 보통 2∼3일 훈련하고 경기에 나섰다. 남은 경기를 비상사태로 생각하고 대표팀을 더 일찍 소집해 훈련을 많이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2014년 9월 한국 축구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슈틸리케 감독은 시작은 순조로웠다. 2015 아시안컵 준우승을 차지했고,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무실점 전승으로 통과하며 ‘갓틸리케’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아시아권 강호들과 맞붙은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부터 허점을 드러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의미 없는 점유율 축구와 불안한 수비, 플랜B의 부재, 용병술 실종 등으로 비난받았다. 선수 선발 원칙도 스스로 무너뜨렸다.
한국은 현재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위(4승1무2패·승점 13)에 올라 있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에 승점 1점차로 쫓기고 있다. 앞으로 한 경기라도 패하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 어려울 수 있다. 축구계 관계자는 “슈틸리케 감독이 선수들과 적극 소통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면서 신임을 얻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파주=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슈틸리케 ‘미워도 다시 한번’… 대한축구협회 기술위, 유임 결정
입력 2017-04-03 19:20 수정 2017-04-03 2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