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2019년 결정되는 차세대 이동통신 5G 표준을 선점하기 위해 글로벌 사업자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은 2020년 본격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 이하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4G와 달리 5G는 28㎓의 초고대역 주파수를 사용한다. 5G 다운로드 속도는 현재 이동통신 속도인 300Mbps에 비해 70배 이상 빠르고, 일반 LTE보다 280배 빠른 수준이다.
KT는 미국 통신회사 버라이즌과 함께 5G 통신망을 연동한 실시간 홀로그램 국제 영상통화에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영상통화는 서울 광화문과 미국 뉴저지에 각각 구현된 서로 다른 5G 통신망을 연동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해외 5G 통신망을 국내와 연동해 영상통화를 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부터 5G 기술 등 미래 인프라 분야에서 협력을 논의해 왔다. 지난해 1월 양사 CEO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만나 적극적인 협력 의사를 교환했다. 지난 6월에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5G 인프라와 서비스를 발굴하는 연구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KT는 이번 시연이 보급형 태블릿으로 진행된 만큼 상용 서비스에 한 발 더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국제 전용회선 구축도 평균 10여일이 걸리던 데 비해 5G 기술을 통해 10분 만에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KT 관계자는 “KT와 버라이즌이 글로벌 5G 연동, 홀로그램 서비스, 소프트웨어 가상 인프라 연동을 통한 글로벌 전용회선 등의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며 “5G시대 상용 서비스를 구체화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SK텔레콤도 버라이즌, 도이치텔레콤과 손잡고 5G 기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이날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로웰 맥아담 버라이즌 CEO와 만나 5G, 커넥티드카,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논의했다. 회동에선 5G 기술 표준화와 IoT 플랫폼을 활용한 공동사업 개발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운전 중 다른 차량과 통신하며 교통상황 등의 정보를 교환하는 기술도 함께 개발하는 것을 검토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유럽 1위 이통사인 도이치텔레콤과도 협력에 나선다. 오는 11일 양사 CEO는 5G 기술협력 강화, 커넥티드카와 관련한 공동사업, 인공지능(AI) 관련 양사 노하우 공유 등을 논의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G 기술은 장비와 통신 기술, 단말기 제조 등이 함께 발전해야 상용화가 가능하다”며 “영향력 있는 통신 사업자 간 제휴는 5G 표준화를 앞당기는 행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5G 기술 표준 선점 다툰다… 해외 업체 손잡는 이통사들
입력 2017-04-04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