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이 3일 민주당 수도권·강원·제주 순회경선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정권교체의 대표주자를 자임한 문 전 대표에 맞서 안 지사와 이 시장은 대역전을 호소했다.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민주당 마지막 순회경선에서 문 전 대표는 누구보다 승리 가능성이 높은 정권교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첫 연설자로 나선 문 전 대표가 “동지 여러분, 승리를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누구입니까”라고 입을 열자 스카이돔은 “문재인”을 연호하는 목소리로 가득 찼다.
문 전 대표는 “지난 대선 패배에 얼마나 아프셨나. 정말 죄송하다. 제가 부족했다”며 “다시는 좌절을 드리지 않겠다. 다시는 패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자신이 준비된 후보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인수위 없이 곧바로 대통령으로 갈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 호남·충청·영남 모두 압도적으로 문재인을 선택했다”며 “남쪽에서 올라온 거센 바람을 수도권·강원·제주 동지들이 더 큰 태풍으로 만들어 주겠느냐”고 호소했다. 대세론도 자신했다. 그는 “저는 1등이 아니라 압도적 지지를 원한다”며 “대선이 겨우 36일 남았다. 하루빨리 판세를 굳혀야 한다. 문재인으로 결정해주면 정권교체를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아울러 “적폐 세력이 다시 머리를 들고 집권 연장을 시도하고 있다. 반성도, 부끄러움도 없다”며 “오로지 문재인이 두려워서 정치공학적 연대를 꾀하고 박근혜 구속 하루 만에 사면과 용서를 말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금도 두렵지 않다. 저는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 이번엔 문재인이 압도적 지지를 받아 정권교체의 문을 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지사는 대화와 타협을 중심으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에 동행해줄 것을 호소했다. 안 지사는 “모든 후보가 미움과 분노에 호소할 때 저는 협치와 통합의 새로운 민주주의를 말해 왔다. 국민의 바다로 나가자고 주장했다”며 “저는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 이 길에 국민이 함께하고 있다고 저는 확신한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대연정을 발판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이끄는 대한민국은 멱살잡이 발목잡기 식물국회, 제왕적 대통령제, 지역 홀대와 차별이 사라지고 정파를 뛰어넘는 안보외교통일의 나라, 단결의 나라가 될 것”이라며 “오랫동안 미뤄온 숙제인 노사정 대타협도 모두 일궈내겠다”고 자신했다.
이 시장은 기득권 카르텔을 해체하고 서민의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미국 100대 부자의 80%가 자수성가한 사람인데 대한민국은 왜 80%가 상속자들로 구성됐느냐”며 “대한민국은 기회의 나라가 아니라 상속의 나라가 됐다”고 일갈했다. 이어 “재벌 대기업의 황제 경영을 철폐하고 중소기업을 보호하며 노동자가 제 몫을 찾는 공정 질서는 이재명 말고 누가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를 겨냥해선 “불공정한 구조로 이득 보는 기득권자들과 손잡거나 이들에게 둘러싸여선 희망과 공정을 되찾을 수 없다”며 “제대로 된 정권교체는 이 정권으로부터 자유로운 이재명만이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특히 마지막 순회경선임을 감안한 듯 “그동안 유산도, 세력도 없는 제게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여준 국민들께 감사드린다”며 연설을 마쳤다.
글=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문재인 “태풍 만들어달라” 안희정 “통합의 길 동행” 이재명 “서민의 나라 건설”
입력 2017-04-03 1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