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은행과 특수은행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저금리시대를 맞아 순이자마진(NIM)이 줄고 있음에도 일반은행은 가계대출을 꾸준히 늘려 지난해 건전성과 수익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반면 정책금융을 위주로 하는 특수은행은 뒷걸음쳤다. 대우조선해양, 한진해운, STX 등 조선해운업 부실이 시중은행에서 특수은행으로 대거 옮겨간 결과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일반은행의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비율이 0.82%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4년 연속 부실채권 비율이 낮아졌다. 지속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부실채권 비율은 2013년 말 1.70%에서 2014년 말 1.39%, 2015년 말 1.14% 등 해마다 감소세다.
일반은행의 총자산수익률(ROA)도 지난해 말 0.45%를 기록해 1년 전(0.37%)보다 나아졌다. 총자산수익률은 대출이나 건물 등 은행이 보유한 자산 총액에 견줘 얼마만큼 이익을 뽑아냈느냐를 보여주는 지표다. 1억원 자산을 가졌다고 한다면 일반은행은 이를 굴려 45만원 이익을 낸 것이다. 일반은행은 은행법으로 설립된 시중은행, 지방은행을 말한다.
반면 특수은행(개별법으로 설립된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NH농협은행, SH수협은행 5곳)의 총자산수익률은 2015년 말 -0.08%에서 지난해 말 -0.43%로 크게 나빠졌다. 부실채권 비율이 소폭 좋아졌지만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 덕을 본 것이다. 지표 자체는 5∼6년 전과 견줘 배 가까이 악화됐다.
한은 금융안정국 관계자는 “일반은행이 2012년부터 조선해운업의 신용공여를 줄여온 반면 특수은행이 이를 떠안는 경우가 많았고, 최근에는 조선해운업 업황마저 좋지 않은 탓”이라고 분석했다. 대우조선만 해도 산은과 수은의 익스포저가 16조9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와 달리 4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KEB하나·우리은행)의 익스포저는 총 1조7000억원 수준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수익 좋아진 일반銀… 뒷걸음친 산은·수은
입력 2017-04-03 19:32 수정 2017-04-03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