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진핑에 최후통첩성 경고

입력 2017-04-03 17:31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가 할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을 돕든지 말든지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나흘 앞둔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사실상 중국에 북핵 해결을 위해 양자택일하라고 최후통첩성 경고를 보낸 것이다.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은 북한에 대해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를 돕는다면 중국을 위해 매우 좋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중국이 미국을 돕지 않는다면 누구에게도 좋지 않다”고 말해 중국에 대한 제재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중국의 협조를 유인하는 인센티브는 무역”이라고 언급해 북핵과 미·중 무역 갈등을 연계하는 방안을 내비쳤다.

트럼프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그랜드 바겐(일괄타결)’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는 “중국이 북한을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가 한다. 그렇게만 말하겠다”고 부정적으로 답했다. 또 중국의 협조 없이도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전적으로(totally)”라며 미국 혼자서라도 북핵 해결에 나설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는 미·중 정상회담 전망에 대해서는 “시 주석과 중국을 대단히 존중한다”며 “매우 극적이고 두 나라에 모두 좋은 내용을 합의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말했다.

백악관은 북한을 가장 임박한 미국의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백악관은 트럼프의 지시에 따라 북한에 대해 어떤 옵션들을 구사할 것인지 검토를 마쳤다고 FT는 전했다. 이와 관련, 캐슬린 맥팔랜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FT와의 별도 인터뷰에서 “북한 핵·미사일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4년 임기가 끝나기 전에 미국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이를 저지하기 위한 강경책이 마련됐음을 시사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ABC방송에 출연해 “중국은 말로만 하지 말고 결정적인 행동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중국을 압박했다. 헤일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 의제는 북핵 문제”라며 “북한을 멈출 수 있는 유일한 나라가 중국이다. 우리는 중국이 행동에 나서도록 압력을 계속 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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