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대장’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미국프로야구(MLB) 개막전에서 동점 스리런포를 얻어맞아 블론세이브를 기록했으나 팀 타선의 도움으로 쑥스러운 시즌 첫 승을 챙겼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선발 매디슨 범가너는 MLB 개막전에서 사상 최초로 멀티 홈런을 때린 투수가 됐다.
3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 시카고 컵스의 2017 MLB 개막전. 오승환은 1-0으로 앞선 8회초 1사 주자 1,2루 위기에서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카일 슈와버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허용했으나 크리스 브라이언트와 앤서니 리조를 연속 뜬공 처리하며 이닝을 매듭지었다.
급한 불을 끈 오승환은 9회초에도 투구를 이어갔다. 8회말 팀 동료 랜달 그리척의 투런포로 3-0으로 앞선 상황이었다. 그러나 오승환은 몸에 맞는 공으로 벤 조브리스트에게 출루를 허용했다. 이어 애디슨 러셀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지만 제이슨 헤이워드에게 내야안타를 내줘 1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오승환은 후속타자 윌슨 콘트레라스에게 3점 홈런을 얻어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오승환은 존 제이를 삼진 처리했고, 하비에르 바에스를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세인트루이스는 9회말 그리척의 끝내기 안타로 4대 3 승리를 거뒀다. 오승환은 1⅔이닝 동안 2피안타(1홈런)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지만 동료들의 활약 덕분에 개막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투구수는 38개였다.
한편 이날 범가너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5회와 7회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리그 개막전서 투수의 연타석 홈런이 나오기는 MLB 역사상 처음이다. 현역 MLB 투수 중 홈런 1위인 범가너는 개인통산 홈런을 16개로 늘렸다. 마운드에서는 7이닝 6피안타(1홈런) 11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는 구원투수들의 부진으로 5대 6 역전패했다.
박구인 기자
‘끝판왕’ 오승환, 쑥스러운 승리투
입력 2017-04-03 19:17 수정 2017-04-03 2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