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문턱서… 톰슨, 역대급 4벌타 ‘눈물’

입력 2017-04-03 19:22
렉시 톰슨이 3라운드 17번홀에서 실수를 저지르는 장면. 톰슨은 그린 위에 볼 마킹(빨간 원)을 한 뒤 원래 위치보다 홀과 가까운 곳에 공을 놓았다는 이유로 벌타를 받았다. jtbc골프 중계화면 캡처

렉시 톰슨(22·미국)은 3일(한국시간)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 최종라운드에서 12번홀까지 16언더파로 단독 선두를 달렸다. 2위와는 3타차. 크게 실수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메이저 왕관은 톰슨에게 넘어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13번홀로 이동할 때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들어야했다.

전날 3라운드 17번 홀(파3) 상황이 하루 뒤 악몽이 됐다. 당시 톰슨은 17번 홀에서 약 30㎝ 정도 되는 파 퍼트를 남겨뒀다. 톰슨은 마크했다가 다시 공을 놓고 퍼트했다. 이때 톰슨이 원래 위치보다 홀 가까운 곳에 공을 놨다는 TV 시청자의 이메일 제보가 주최측에 접수됐다. LPGA측은 이 사안을 검토한 끝에 벌타를 부과하기로 했다. 톰슨은 공을 마크한 지점이 아닌 곳에 놓았다는 이유로 2벌타, 스코어 카드를 잘못 작성한 행위로 2벌타 등 총 4벌타를 받았다. 소식을 들은 톰슨은 눈물을 쏟았다. 12번 홀 단독선두에서 13번 홀 시작 전 5위까지 밀렸다.

톰슨은 그러나 마음을 다잡고 경기에 나섰다. 멘탈이 흔들렸을 법했지만 13번·18번홀에서 버디를 잡는 집중력을 발휘해 유소연과 연장전까지 치렀다. 연장전에서 파에 그치며 버디를 잡은 유소연에게 무릎을 꿇었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였다. 4벌타가 아니었으면 18언더파로 손쉽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터라 톰슨의 아쉬움은 컸다. 톰슨은 “당시 상황은 고의가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의 응원과 도움 덕분에 경기를 끝까지 할 수 있었다”며 울먹였다. 유소연은 “톰슨에게 예상치 못한 불운이 생겼다”고 위로했다.

박구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