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평균 여성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한 여성이 갖고 있는 편의성 지향의 습성과 전문성 지향의 습성, 두 가지 모두를 이해해야만 소비행동에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불특정 다수 여성을 위한 상품이지만 각기 다른 여성의 개성까지 고려한 제품. ㈜인터워크코리아가 지향하는 상품은 퍽 철학적이다. 어쩌면 이 같은 철학이 그들의 성장 배경인지도 모른다.
㈜인터워크코리아는 화장품, 화장품용기, 속눈썹 제품 등을 만드는 전문 토탈 화장품업체다.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과 ODM(제조업자개발생산)으로 제품을 만드는데 세계 유명 업체의 브랜드 상당수가 여기서 생산된다.
세계 최대 화장품기업(1위)인 로레알 그룹과는 2014년부터 거래를 시작했고, 세계 4위 기업인 에스티로더와는 2015년에 거래를 시작해 꾸준히 매출을 늘리고 있다. 이들 세계적 화장품기업과의 거래는 ㈜인터워크코리아가 탄탄한 성장기반을 확보하는 데 큰 힘이 됐다.
색조 브랜드로 성장해 미국과 남미, 유럽 등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브랜드 ‘NYX’, 아이라이너 전 세계 판매 1위인 ‘STILA’, 고가의 메이크업 브랜드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HG’, 미국과 유럽 아이브로우 펜슬 판매량 1위인 ‘ANASTASIA’ 등이 ㈜인터워크코리아와 거래하는 주요 업체들이다. 이밖에 일본 20∼30대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 ‘LB’, 럭셔리 웰빙 소매점 ‘BLISS’, 미국의 잡화점 브랜드 ‘KISS’ 등과도 거래하고 있다.
오는 9일 창립 20주년을 맞는 이 회사는 1996년 개인 기업으로 출발했다가 1999년 ㈜인터워크코리아 법인이 설립되면서 기업 형태를 갖췄다. 숱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고비마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경영으로 난관을 이겨냈다.
2001년 300만불 수출을 달성했고 2010년에는 500만불, 2015년엔 1000만불 수출을 달성했다. 숫자만 뛰어난 게 아니다. 2011년에는 ‘INNO-BIZ 인증’을 획득했고, 2014년에는 중소기업청이 선정한 글로벌 강소기업에 포함됐다.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으로 경기도 유망 중소기업에도 선정됐다. 명실상부한 히든 챔피언(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각 분야의 세계시장을 지배하는 우량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꾸준히 성장해온 ㈜인터워크코리아의 전기가 된 해는 2010년이다. 당시 매출 100억을 달성한 후 세계경제의 부침과는 상관없이 매년 80∼100%의 기록적인 성장을 기록하며 지난해엔 매출 300억을 훌쩍 넘어 섰다.
이 회사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달한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생존을 넘어 고도성장을 구가하는 비결은 여러 가지지만 첫 번째는 시대와 유행의 흐름에 발맞춘 제품 개발이다.
독자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체 연구소를 운영하는 등 연구개발(R&D)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온 노력이 그 바탕이 됐다. ‘아이디어가 회사 성장의 기본’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인터워크코리아는 2006년 전북과학대와 주문식교육 협약을 맺었고, 2011년에는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했다.
인터워크JAPAN, 인터워크USA, 인터워크INDONESIA 등 해외 글로벌 네트워크와의 긴밀한 정보공유 역시 큰 힘이다. 신규기술 개발은 물론 해외 바이어와의 기술개발 협조에도 적극적이다. 해외고객에 대한 파트너십 영업도 독창적인 장점으로 꼽힌다.
기업 이미지 제고와 홍보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이탈리아의 ‘볼로냐’, 홍콩의 ‘코스모프로프’, 러시아의 ‘인터참’, 브라질의 ‘코스모프로’ 등 전 세계에서 열리는 뷰티 전시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전시회 참여는 단기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이를 통해 해외 바이어들과 접촉해 자사 제품을 소개하는 한편 새로운 바이어를 발굴하기도 한다. 글로벌 화장품업계의 트렌드와 신제품을 확인하는 건 기본이다.
수출 시장 다각화를 위한 노력 역시 게을리 하지 않는다. 초창기 일본 중심이었던 ㈜인터워크코리아의 수출 대상국은 현재 미국과 브라질, 러시아 등 남미와 동유럽으로까지 확대됐다. 3∼4년 후에는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시로 ‘현장 제일주의’를 설파하는 문현명 ㈜인터워크코리아 대표는 “바쁜 현대 여성은 자신을 꾸미는데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편리성을 추구하면서도 남들과 차별화해 자신만의 색깔을 추구할 수 있는 최적의 전문성을 요구한다”면서 “이중적인 고객의 니즈(needs)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개발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 문현명 ㈜인터워크코리아대표
“솔선수범·투명경영이 회사발전 발판돼”
연매출 300억 원을 넘어선 화장품업체 ㈜인터워크코리아 문현명(54·사진) 대표는 이익의 대부분을 새로운 제품 개발 등에 투자하고 있다. 초우량기업으로 만들어, 4∼5년 후 기업공개(IPO)를 하겠다는 비전 때문이다.
문 대표는 3일 “지금까지 ‘나만 잘 살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며 “과감한 투자와 내실 있는 기업 경영을 통해 회사의 가치를 최대한 키워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 특히 창업 초기부터 나를 믿고 함께 한 직원들과 ‘함께 잘살고 싶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의 사업가 이력은 특이하다. 전차부대 장교로 근무하다 30세에 직업 군인의 길을 박차고 나왔다. 그는 “군 장교의 타성을 몸에서 철저히 씻어 내겠다”며 2000여만 원의 퇴직금을 들고 무작정 일본으로 향했다고 한다. 아무 연고도 없는 일본으로 건너가 약 6개월 정도 신나게 놀다 퇴직금이 다 떨어지자 뭔가 배워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문 대표는 그때부터 낮에는 일본어 학원을 다니며 밤에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는 약 2년 동안 하루에 2∼3개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일본어를 배우고 일본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 시기가 사업의 귀중한 밑천이 됐다고 회상했다. 문 대표는 “일본에 갔을 때 사귄 친구가 바이어였는데 그 친구가 큰 힘이 됐다”며 “우리 제품을 일본은 물론 미국에 수출하는데 절대적인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20여 년 동안 기업을 운영하며 겪었던 고초를 회상하던 그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솔선수범하며 신뢰를 쌓고 투명하게 경영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계획대로 회사가 크게 성장하면 대한민국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문 대표는 “이 분야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무서운데 끊임없는 변신만이 살 길”이라며 “새로운 화장품 용기 등을 응용한 융합기술로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흥=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지역경제 이끄는 강소기업] 인본주의+기술력으로… 뷰티업계 ‘히든 챔피언’
입력 2017-04-04 19:43 수정 2017-04-04 19: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