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난 광주사태 씻김굿 제물 양민에 대한 발포명령 존재 안해”

입력 2017-04-03 00:17

전두환(사진)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자신이 ‘제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5·18민주화운동을 ‘광주사태’로 표현하며 자신의 책임을 강하게 부인했다. 전 전 대통령은 2일 공개된 ‘전두환 회고록’ 서문에서 “내게 가해져 온 모든 악담과 증오와 저주의 목소리는 주로 광주사태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적었다. 이어 “상처와 분노가 남아 있는 한 그 치유와 위무를 위한 씻김굿에 내놓을 제물이 없을 수 없다”고 했다. 자신이 5·18과 직접 관련되지 않았지만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제물이 됐다는 뉘앙스다.

그는 또 “5·18특별법과 이에 근거한 수사와 재판에서조차 광주사태 계엄군 투입과 현지 작전지휘에 내가 관여했다는 증거를 찾으려는 집요한 추궁이 전개됐지만 모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광주에서 양민에 대한 국군의 의도적이고 무차별적인 살상 행위는 일어나지 않았고, 무엇보다 ‘발포명령’이란 것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5·18, 12·12사건 등과 관련해 전 전 대통령의 내란죄를 인정한 1997년 대법원 판결에서는 당시 계엄군의 발포명령이 있었다는 점이 인정됐다. 하지만 발포명령을 내린 사람이 누군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회고록은 3일 출간됐다.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