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작가 하루키, 일본 우익 향해 일침 “역사를 슬쩍 바꿔치기해선 안된다”

입력 2017-04-02 21:27

“역사는 집합적인 기억이며 이 기억에 대해선 모든 사람이 책임감을 갖고 짊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68·사진)가 작심하고 일본 우익을 향해 일침을 날렸다. 2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하루키는 “역사를 과거의 일로 잊어버리거나, 슬쩍 바꿔치기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라면서 우익의 과거사 미화 움직임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역사수정주의와)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소설가가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돼 있지만 이야기의 형태로 싸우는 것은 가능하다”며 작가로서의 각오도 밝혔다. 특히 1949년생인 그는 본인이 전후세대여서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배타주의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하루키는 “최근 세계 각지로 퍼진 ‘이물질을 제거하면 세상이 좋아진다’는 사고방식에 강한 두려움을 느낀다”면서 “정치적 성명이 아닌 이야기의 형태로 배타주의의 잘못을 짚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노벨 문학상 단골 후보인 그는 “좋은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어떤 종류의 힘을 준다. 가능한 한 바람직한 힘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하루키는 신작 소설 ‘기사단장 죽이기’에서 난징대학살을 언급하며 “학살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는 견해를 강하게 피력해 우익 인사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