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링 ‘5자 구도’로 출발… 중도·보수 ‘단일화’가 변수

입력 2017-04-03 05:00
19대 대통령 선거 대진표가 이번 주 확정된다. 지난달 말 대선 주자를 확정한 바른정당, 자유한국당에 이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도 3일과 4일 각각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까지 포함하면 일단 5자 구도가 완성된다.

현재 대선 판도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앞서가고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추격을 시작한 흐름이다. 3일 수도권 경선에서 최종 후보를 확정하는 민주당은 이변이 없는 한 문 전 대표가 대선 후보로 선출될 전망이다. 하루 뒤인 4일 국민의당 대전 경선에서는 70%에 육박하는 누적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는 안 전 대표가 본선에 직행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2012년 한 배를 탔던 두 사람이 4년 반 후 서로 다른 가치를 내걸고 대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야권 주도 대선은 각종 단일화 움직임도 발생시켰다. 하지만 진영 간 상이한 입장과 물리적 시간 부족 등으로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시각이 현재로서는 우세하다.

야권에 밀리는 보수 진영에선 ‘범보수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홍준표·유승민 후보 간 이견은 여전하다. 홍 후보의 ‘조건 없는 단일화’에 대해 유 후보는 ‘친박(친박근혜) 청산’을 조건으로 내걸고 맞섰다. 유 후보는 대선 후보 선출 이후 완주 의지를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연대론의 한 축인 안 전 대표는 ‘자강론’을 앞세워 4·13총선 때처럼 독자 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심상정 후보도 ‘진보 후보’가 스스로 포기하는 관례를 끊고 대선을 완주하겠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바른정당·국민의당 간 ‘중도 단일화’도 추진 중이지만 노선 차이를 극복하기에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 한국당·바른정당·국민의당 간 빅텐트는 ‘반문(반문재인) 연대’ 외의 다른 명분이 필요하다. 정치 노선이 판이한 3당이 연대할 만한 정치적 가치와 명분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마땅치 않다.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통합 연대’를 띄우고 구심점 역할을 자임하고 있지만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이번 대선이 다자 구도로 치러질 것이라 예상하는 시각이 많다.

다만 최근 급격히 지지율이 오르고 있는 안철수 전 대표의 행보에 따라 연대 국면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안 전 대표 지지율이 문 전 대표를 턱밑까지 따라잡는다면 국민의당이 중도·보수 진영과 손잡을 수도 있다. 반대로 심상정 후보는 문 전 대표와의 단일화 압박을 받게 될 전망이다. 민주당 경선에서 문 전 대표가 승리할 경우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표가 어느 후보로 향할지도 주목된다.

문 전 대표 측은 각종 연대론을 정권교체와 적폐 청산 명분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캠프 관계자는 2일 “안희정 지사, 이재명 시장의 지지층도 흡수해 야권 ‘대표 후보’로 자리매김한다면 본선에서도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