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대세론이라는 것은 없다”면서 “1988년 미국 대선에서도 공화당의 조지 H 부시 후보가 민주당 마이클 듀카키스 후보에게 여론조사에서 크게 뒤졌으나 이를 뒤집고 승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열풍이 뒤덮던 2004년 4월 17대 총선에 출마해 여론조사에서 앞서던 민주당 후보에게 역전승을 거뒀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1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한국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해 대선 구상의 핵심을 밝혔다.
홍 후보는 ‘문재인 대세론’을 꺾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홍 후보가 언급한 미국 대선에서 듀카키스 후보는 실제로 1988년 7월 갤럽 조사에서 55% 지지율로 38%에 그친 부시 후보를 17% 포인트 차로 앞섰으나 4개월 뒤인 11월 대선에서 참패했다. 한 참석자는 “홍 후보가 대세론을 뒤집은 케이스들을 집중 분석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또 “대선에서 바른정당 이름은 꺼내지도 말고 그냥 가자”고 강조했다. 이어 “자꾸 보수 통합 얘기를 꺼내서 좋을 게 없다”며 “어차피 바른정당이 스스로 한국당에 들어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른정당을 보수 후보 단일화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흡수통합 대상으로 보고 있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홍 후보는 또 “더 이상 당내에 계파는 없다”면서 대통합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사실상 내각제 형태로 국정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 의원들이나 원외 당협위원장 등 당내 사람들을 장관으로 다 임명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장관을 당내 인사로 기용하겠다고 밝힌 것은 대선 분투를 위한 당근책으로 분석됐다.
홍 후보는 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회의에 참석해 “때가 되면 국민의당도 자기가 있었던 ‘원래 집(민주당)’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결국 대선 구도는 민주당과 한국당의 구도가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간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논쟁에 대해선 “얼치기 좌파(국민의당)와 좌파(민주당)들이 사면을 얘기하면서 우파 동정표를 가져가려는 어처구니없는 술책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당은 정우택 원내대표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추대하며 선대위 구성에 속도를 냈다. 또 경북 김천에서 3선을 한 이철우 의원을 신임 사무총장으로, 홍 후보 밑에서 경남부지사를 지낸 윤한홍 의원을 후보 비서실장으로 각각 기용했다.
한국당은 과거 중앙집권적인 선대위 체제에서 탈피해 지역 현장형 선대위 체제로 방향을 잡았다. 현장의 밑바닥 민심에 직접 다가가겠다는 전략이다.
홍 후보는 1일 서울 여의도 한 일식당에서 경선 당시 경쟁자들과 만찬을 했다. 홍 후보는 식사를 마친 뒤 친박(친박근혜) 김진태 의원을 향해 “진태, 니 인마 잘 해라. 강원도와 태극기, 니가 알아서 잘 맡아라”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은 웃음을 지으며 “약속해주신 것만 잘 해주시면, 뭐”라고 답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홍준표 “부시도 17%P 뒤지다 역전승… 대세론 없다”
입력 2017-04-02 18:14 수정 2017-04-02 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