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된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 주요 범죄 혐의와 연결된 피고인들의 정식 재판이 이번 주부터 시작된다.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연루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오는 7일 이 부회장을 포함해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등 삼성 임원 5명에 대한 첫 공판을 연다. 언론 노출 등에 부담을 느껴 출석하지 않았던 이 부회장도 처음으로 재판정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간 세 차례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었지만, 이날부턴 피고인 모두 직접 법정에 서야 한다.
이 부회장 측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 관계를 몰랐고, 경영권 승계를 도와 달라고 한 적이 없다는 주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공판준비기일 때와 마찬가지로 검찰 및 특검 수사 결과와 정반대 논리를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돼 양측의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이보다 앞선 5일에는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블랙리스트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정관주 전 차관,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에 대한 공판이 먼저 열리고, 하루 뒤인 6일부터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김소영 전 청와대 문체비서관의 재판이 진행된다. 블랙리스트 작성 배후에 김 전 실장이 있다고 폭로한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의 증인 신문도 이날 예정돼 있다.
비선 진료 등 의료 농단에 연루돼 기소된 김영재 원장과 그의 부인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컬 대표 공판 역시 5일부터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김태업) 심리로 열린다. 지금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이들 부부가 나란히 법정에 설 예정이다. 함께 기소된 정기양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와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도 이날 법정에 처음 출석할 전망이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이재용·김기춘·조윤선 이번주 첫 법정 등장
입력 2017-04-03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