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사회’ 터널 진입하는 日

입력 2017-04-02 18:52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일본에 ‘치매 사회’라는 또 다른 복병이 엄습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2025년이 되면 일본 국민 10% 이상이 치매 또는 치매 예비그룹으로 분류되는 ‘치매 사회’가 도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은 일본의 전후 베이비붐이 낳은 단카이(團塊·1948년 전후 출생자) 세대가 모두 75세 이상이 되는 시점이다.

방송이 전문가들을 통해 추산한 결과 2025년엔 치매 예비그룹인 경도인지장애 인구도 58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8년 후엔 일본에서 치매 또는 경도인지장애를 앓는 인구가 총 1300만명에 이를 것이란 계산으로 전체 일본 국민 9명 중 1명, 65세 이상 연령대에선 3명 중 1명이 이에 해당된다.

NHK는 일본을 덮쳐 올 치매 사회의 암울한 미래를 조명하면서 직면한 문제점과 전향적인 대책도 동시에 모색했다.

치매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고령 운전자 문제로 2025년엔 치매를 앓는 고령 운전자가 350만명까지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고령의 치매 운전자는 대형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가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에선 1일에도 홋카이도 하코다테에서 85세 운전자가 운전 조작을 잘못해 건물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고령자에 의한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치매노인 수용시설 부족도 발등의 불이다. 2025년엔 치매 특별 요양소 대기자만 62만명에 이를 전망이며, 간병 인력도 38만명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된다.

암울한 전망 속에 급격하게 늘어나는 치매 인구에 대한 복합적인 대책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NHK는 경도인지장애 노인들이 치매에 이르지 않도록 식생활 개선과 운동을 독려하고 치매 조기발견·치료를 위해 인지기능 검사를 ‘유쾌하게’ 유도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방송은 오락 공간에서 건강 상담도 겸할 수 있는 ‘행복이 넘치는 카바레’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사이타마현 삿테시의 사례를 소개하며, 지자체뿐 아니라 기업들도 주요 고객층인 단카이 세대를 위해 치매노인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글=구성찬 기자,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