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원석, 보석 같은 플레이 반짝반짝

입력 2017-04-02 22:02

한화 이글스 외야수 김원석(사진)은 기구한 야구인생을 가지고 있다. 그의 원래 포지션은 투수였다. 동의대 시절에는 에이스로 활약했다. 이에 2012년 2차 드래프트 7순위로 한화에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그래서 입단 초기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결국 팀에서 방출 통보를 받았다. 선수 생활을 포기한 김원석은 이후 부산 경남중에서 지도자로 생활했고, 현역으로 군에 입대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그는 다시 야구를 하기로 결심했다. 결국 독립야구단 연천 미라클에 입단해 재기를 노렸다. 연천 미라클에서 주축 타자로 활약한 김원석은 이정훈 당시 한화 2군 감독의 눈에 들어 입단 테스트를 받았고, 2015년 12월 한화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그는 끊임없이 노력했다. 이런 모습을 눈여겨 본 김성근 감독이 올해 스프링캠프에 그를 참가시켰다. 김원석은 시범경기에서 3개의 홈런포를 치며 심상치 않은 징조를 보였다. 그리고 기회가 왔다. 주전 중견수 이용규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팔꿈치 부상을 당하자 김 감독은 그를 개막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이런 김원석이 ‘보석’이 될 조짐이다. 김원석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중견수 겸 7번 타자로 나섰다. 2회에는 우익수 플라이에 그쳤지만 4회에는 안타를 때렸다. 6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김명신의 초구를 때려 3루타로 만들었다. 김원석은 강경학의 안타 때 홈을 밟아 득점까지 올렸다.

앞서 1일 두산 전에선 원맨쇼를 펼쳤다. 5타수 4안타 3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특히 연장 11회엔 팀을 구하는 결정적 한방을 휘둘렀다. 4-4로 맞선 2사 만루에 나와 통렬한 2타점 2루타를 터트렸다. 한화는 김원석의 결승타로 6대 5로 승리, 전날 패배를 설욕하며 시즌 첫 승을 챙겼다. 개막전에서도 3타수 1안타를 기록하는 등 김원석은 개막 2연전에서 8타수 5안타(타율 0.625), 3타점, 1득점의 만점 활약을 펼쳤다.

김 감독은 “순하고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라며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이 좋다. 김원석이 좋은 것은 질문을 한다는 것”이라고 칭찬했다. 김원석은 “코칭스태프가 자신 있게 타격하라고 용기를 북돋아준다. 연천 미라클 김인식 감독님도 내게 자신 있게 하라고 말씀하셨다”며 “그 말씀들을 가슴에 새기며 기죽지 않는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는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은 시즌 첫 마수걸이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승엽은 KIA와의 경기에서 0-0이던 2회 말 김윤동을 상대로 우측 펜스를 넘기는 비거리 110m짜리 솔로포를 터트렸다. KBO리그 통산 444호째. 사상 첫 자유계약선수(FA) 100억원 시대를 연 최형우도 이날 4회 솔로포를 터트리며 이적 후 첫 홈런포를 신고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