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박근혜 사면’ 관련 발언 신경전… 문재인 측 “국정농단 세력과 연대하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두 당이 유력주자 엄호에 가세하면서 주말 내내 신경전이 이어졌다.

안 전 대표가 지난달 31일 경기도 하남 신장시장에서 “대통령이 사면권한을 남용하지 않도록 위원회를 만들어 투명하게 진행하겠다. (박 전 대통령 사면도) 국민 요구가 있으면 위원회에서 다룰 내용”이라고 언급한 게 발단이 됐다.

문 전 대표 측은 즉각 “아직 재판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사면 가능성을 언급하는 진의가 의심스럽다. 국정농단 세력과 연대해 정권교체를 막겠다는 것이냐”고 포문을 열었다. 안 전 대표 측은 날조된 프레임이자 네거티브라며 즉각 반발했다. 과거 문 전 대표가 박 전 대통령 사면에 ‘유보적 입장’을 밝힌 토론 영상을 공개하는 것으로 응수했다.

후보들도 직접 입을 열었다. 안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비리 정치인과 경제인 사면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사면 여부 논의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2일에도 “사면권 남용은 안 된다고 말씀드린 건데 왜 소란스러운지 모르겠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에 문 전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되자마자 사면이니 용서니 이런 말이 나온다는 게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다시 비판했다.

사면 논란이 ‘문재인 대 안철수’ 대결 구도로 이어지자 당도 가세했다. 민주당은 안 전 대표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영입 발언을 ‘보수 표심을 노린 정략적 발상’으로 깎아내렸다. 손금주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문 전 대표가 친박 세력의 색깔론에 당하면서 닮아간 것인가. 의도적 사실 왜곡과 덧씌우기도 색깔론”이라고 지적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