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는 고된 일정 속에서도 ‘손세이셔널’의 골 감각은 무뎌지지 않았다. 손흥민(25·토트넘 홋스퍼·사진)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시아 선수 최다골 타이기록을 써내며 최근 상승세를 이어갔다.
손흥민은 2일(한국시간) 영국 번리 터프 무어에서 열린 2016-2017 EPL 29라운드 번리와의 원정 경기에 후반 28분 빈센트 얀센을 대신해 교체 투입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후반 33분 왼쪽 측면에 있던 델레 알리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왼발슛으로 번리의 골망을 가볍게 흔들며 결승골을 장식했다. 손흥민의 올 시즌 15호골이자 EPL 8번째 골이다. 토트넘은 2대 0으로 승리해 승점 62점(18승8무3패)째를 챙겼고, 리그 선두 첼시(22승3무4패·승점 69)와의 격차를 승점 7점으로 좁혔다.
지난달 13일 영국 런던에서 끝난 밀월 FC(3부리그)와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8강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했던 손흥민은 3주 만에 다시 득점포를 가동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손흥민은 이날 골을 추가해 2014-2015시즌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세웠던 아시아 선수 EPL 최다골(8골) 타이기록을 장식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 9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손흥민의 신기록 달성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손흥민은 정규리그 막판 출장기회가 늘어남에 따라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9골을 넘어 두 자릿수 득점까지 도전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인 선수의 유럽리그 한 시즌 최다 골 경신 가능성도 있다. 손흥민은 올 시즌 전체 15골을 기록 중이다. 차범근은 1985-198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레버쿠젠 유니폼을 입고 19골을 넣었다. 손흥민이 남은 경기에서 네 골을 추가하면 차범근의 기록과 동률을 이룬다.
지난달 28일 한국 대표팀에 소집됐던 손흥민은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 시리아와의 경기에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한 뒤 소속팀에 복귀했지만 결승골로 피곤함을 달랬다. 현지 언론의 호평도 쏟아졌다. 영국 BBC는 이날 “손흥민이 빛났다. 손흥민은 피로가 쌓였지만 번리의 골문을 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극찬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과 알리가 리그 선두인 첼시 추격에 앞장섰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오는 6일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기성용의 소속팀 스완지시티와 맞붙는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손흥민, ‘기성용’ 넘고 ‘차범근’도 넘을까
입력 2017-04-02 2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