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총회장 이성희 목사)이 올해는 여성총대 할당제를 통과시킬 수 있을까.
예장통합 총회 여성위원회(위원장 김순미 장로)는 31일 노회장 및 노회 여성위원장 연석 간담회와 정책협의회를 잇따라 갖고 ‘여성총대 할당제’ 상정 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여성안수가 통과된 지 22년이 된 예장통합 총회는 여성 목사와 장로들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여성총대의 비율은 1%대에 머물러 있다.
김순미 위원장은 “교회 봉사의 전 영역에서 여성들의 참여도가 남성에 비해 높지만 교회 내부의 평가는 미미하다”고 밝혔다. 이어 “총회적으로 여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고 개혁적 방안이 만들어져야 할 때”라며 “여성을 동반자로 인정하고 지위와 역할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장통합 여전도회전국연합회(회장 박인자 장로)도 9월 정기총회에 여성총대 할당제를 상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총대 할당제의 주 내용은 노회당 1인 이상씩 여성 총대를 선출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전체 총대 1500명 가운데 24명(2016년)에 그쳤던 여성 총대는 67명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남성 총대들 중엔 여성총대 할당제가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반론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남성 위주인 교회 정치현실에서 여성들이 실력만으로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공감대가 크다. 교회 구성원 중 60% 이상이 여성인데 반해 여성 목사와 장로들의 정치 참여가 극히 저조한 불균형을 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여성총대 할당제를 시행하고 있는 교단도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가 2015년 여성총대 15% 의무화를 결정했고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는 국내 교단 중 처음으로 여성할당제를 도입한 데 이어 총대 10명 이상 파송하는 노회들은 여성 목사와 장로를 1명씩 파송한다는 안건도 가결했다.
이들 교단은 가시적인 열매를 거뒀다. 한국교회여성연합회(회장 김가은 장로)가 2016년 발표한 교단별 여성총대 비율을 보면 예장통합은 1.7%에 그쳤지만 기장은 9.2%, 기감은 10.7%로 높았다.
국내 교단 중 예장통합과 대신, 기감, 기장,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기독교한국침례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예수교대한성결교회 등이 여성안수를 허용하고 있다. 예장합동과 합신, 고신 총회는 여성 안수제도가 아직 없다.
글·사진=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여성이 교회 구성원 60% 넘는데 총대는 여전히 1%대”
입력 2017-04-03 00:00 수정 2017-04-03 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