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한국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로 시작된 중국 롯데마트 무더기 휴점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일 중국 롯데 등에 따르면 중국 당국의 소방·위생 점검을 받고 지난달 31일까지 1개월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저장성 자싱시 롯데마트는 영업 재개 승인을 받지 못했다. 또 이달 1일로 영업정지 기간이 만료된 랴오닝성 단둥시 단둥 완다점의 경우 영업 재개를 위해 세 차례 현장 점검을 받았지만 소방 당국으로부터 방화문 교체 등의 이유로 추가 영업정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영업정지를 당한 롯데마트 점포들도 대부분 영업정지 사유가 된 문제를 개선한 뒤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지만 대부분 서류 접수를 거부하거나 현장 확인을 지연하는 식으로 영업정지 종료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중국 롯데마트 점포 가운데 문을 닫은 곳은 강제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75개점, 시위 등의 영향으로 자체 휴업을 선택한 12개점 등 모두 87곳에 이른다. 이는 전체 99곳 가운데 88%에 해당한다.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는 지난 28일 중국 외교부와 상무부·공안부에 각각 서한을 보내 “롯데마트의 영업 재개는 한·중 관계와 중국의 경제 발전에 보탬이 된다”며 “영업정지를 풀어 정상적인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31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에서 경영하는 기업들은 반드시 법규를 지켜야 한다”면서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중국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훙치(紅旗)-9의 중동 수출에 성공했다고 대만 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밀기계수출입공사는 최근 중동의 한 부국과 FD-2000 방공시스템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FD-2000은 훙치-9의 수출형이다. 훙치-9는 최대 사거리 200㎞로 고도 30㎞ 이내에서 항공기와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중국이 사드 배치에 반발하면서 자국 방공시스템의 해외 수출에 열을 올리는 것은 이중적인 행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문제점 개선해도 중국이 까탈… 롯데마트 휴점 사태 오래갈 듯
입력 2017-04-02 1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