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세 이상 절반 은퇴 못하고 일한다

입력 2017-04-02 18:16 수정 2017-04-02 21:47
만 55세 이상 장년층 2명 중 1명 정도는 은퇴하지 못한 채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적으로 은퇴하는 연령대는 남녀 모두 70세를 넘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가장 높았다.

2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분석한 ‘장년층 일자리 현황과 변화’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기준 48.4%의 장년층이 노동을 하고 있었다. 10년 전과 비교해 3.2% 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았다. 남성 장년층의 61.6%가 일자리를 갖고 있었다. 여성 고용률은 37.3%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55∼59세의 고용률이 높았다. 이 나이에 해당하는 남성 중 84.4%가 고용 상태였다. 10년 전보다 3.9% 포인트 상승했다. 여성 역시 과반인 57.6%가 일하고 있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7.6%나 늘어난 수치다.

은퇴 시기인 60∼64세의 고용률도 71.7%를 기록했다. 달라진 부분은 이들이 주로 종사하는 분야다. 비중 면에서는 농림어업, 도소매업, 제조업, 사업시설 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보건업이나 사회복지 서비스업, 운수업 등의 종사율은 늘고 있는 반면 농림어업은 줄어드는 추세라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일하는 장년층이 늘면서 은퇴 연령도 늦어지고 있다. 더 이상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실질 은퇴연령은 남성 72.9세, 여성 70.6세로 나타났다. OECD 평균은 남녀 각각 64.6세, 63.2세다. 남녀 각각 8.3세, 7.4세 정도 차이를 보였다. 국민연금 등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시점인 공식 은퇴연령과 실질 은퇴연령 간 격차도 우리나라가 가장 컸다. 남성의 경우 11.9세, 여성은 9.6세 정도였다. 이 역시 OECD 국가 중 가장 큰 격차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김안정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장년층 퇴직연령이 50세 전후인데 (이들은 퇴직후에도) 노동시장에는 계속 남아 있다”며 “사실상 퇴직 후에도 20년 정도 노동시장에 잔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