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인기 프로스포츠인 프로야구가 31일 전국 5개 구장에서 일제히 팡파르를 울렸다. 각 구장에선 첫날부터 불꽃 튀는 승부가 펼쳐졌다. KIA 타이거즈 나지완은 개막전 1호 홈런에 이어 통쾌한 그랜드슬램까지 작렬하며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6년 만에 국내리그로 돌아온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는 솔로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맹타를 쳤지만 팀이 패해 빛이 바랬다.
2홈런 5타점 나지완, 개막전 가장 빛난 ‘별’
나지완은 개막전 첫날부터 맹타를 터트렸다. 나지완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5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0-0으로 맞선 2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트렸다. 비거리 110m. 2017 프로야구 1호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1 간발의 차로 앞서던 8회초 만루포까지 쏘아 올리며 팀의 7대 2 승리를 견인했다. 나지완은 이날 3타수 2안타 5타점 2볼넷의 불방망이를 선보였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첫 100억원대 시대를 연 최형우는 1-1 동점이던 6회초 2사 2루서 삼성 선발 재크 페트릭으로부터 우월 역전 3루타를 날리며 몸값을 했다.
이대호는 창원 마산구장에서 가진 NC 다이노스전에서 6년 만에 한국 야구에 복귀해 첫 안타와 타점, 홈런까지 생산했다. 이대호는 4회 초 2사 2루에서 제프 맨쉽의 2구째 공을 때려 중견수 앞으로 적시타를 날렸다. 2011년 10월 5일 사직 한화전에서 해외 진출 전 정규시즌 마지막 안타를 때린 뒤 무려 2004일 만의 안타이고 타점은 2005일 만이다. 4-6으로 뒤진 9회초에는 추격의 솔로포까지 터트렸다. 하지만 웃지 못했다. 롯데가 끝내 5대 6으로 패하며 NC전 15연패라는 치욕을 당했다.
개막전 1호 안타는 LG 트윈스의 새 1번 타자 이형종이 차지했다. 이형종은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1회초 상대 투수 앤디 밴헤켄의 5구째 공을 안타로 연결했다. 이형종은 3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밴헤켄의 5구째 직구를 통타해 중월 솔로 홈런을 터트리며 팀의 2대 1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와 메이저리거 풀타임 11년 경력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한화)의 맞대결도 관심을 끌었다. 니퍼트는 8이닝 4피안타 7탈삼진 3볼넷 무실점으로 팀의 3대 0 승리를 견인했다. 개막전 통산 5승1패로 장호연(OB·6승)에 이어 개막전 통산 최다승 공동 2위가 됐다. 비야누에바는 6이닝 동안 1피안타 6탈삼진 2실점 무자책으로 잘 던졌지만 야수들이 실책을 무려 4개나 저질러 패전의 멍에를 썼다.
막내구단 kt 위즈는 SK 와이번스에 3대 2로 승리하며 시범경기 1위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kt 선발 돈 로치는 한국 데뷔 무대에서 6이닝 6피안타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 승리 투수가 되며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리퍼트 전 주미대사 두산 응원 눈길
잠실구장에는 평소 야구광이자 두산 팬으로 유명했던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가 모습을 비춰 눈길을 끌었다. 두산에 따르면 올 1월 이임식을 갖고 한국을 떠난 리퍼트 전 대사는 개막전을 보기 위해 열흘 전 워싱턴에서 자비로 비행기편으로 한국을 찾았다.
전국 5개 구장에선 개막전에 앞서 다양한 이벤트를 연출해 관중들을 즐겁게 했다. 특히 SK는 ‘희망’이라는 주제로 가슴뭉클한 개막전 이벤트를 열었다. 그라운드에 SK 박정권의 도움으로 백혈병을 치료한 홍지민양, 이재원의 보살핌으로 안과수술을 받은 민지은양이 나오자 큰 박수를 받았다. 시구와 시타는 입양가족인 오다니엘, 오요셉 형제가 맡았다. 고척돔에선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멤버 98명이 한꺼번에 그라운드에 나와 춤을 추는 장관도 연출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프로야규] ‘개막 1호포·만루포’ KIA 나지완의 날
입력 2017-04-01 0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