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인기 프로스포츠인 프로야구가 31일 전국 5개 구장에서 일제히 팡파르를 울렸다. 각 구장에선 첫날부터 불꽃 튀는 승부가 펼쳐졌다. 6년 만에 국내 리그에 복귀한 이대호(롯데)는 2004일 만에 안타를 쳐냈다. 각 구단은 개막전에서 풍성한 이벤트를 연출해 관중들을 즐겁게 했다.
개막전 첫 홈런은 나지완, 첫 안타 이형종
개막 1호포의 주인공은 KIA 타이거즈 나지완이었다. 나지완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5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0-0으로 맞선 2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트렸다. 비거리 110m.
개막전 1호 안타는 LG 트윈스의 새 1번 타자 이형종이 차지했다. 이형종은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1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상대 투수 앤디 밴헤켄의 5구째 공을 안타로 연결했다. 이형종은 3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넥센 선발투수 앤디 밴 헤켄의 5구째 직구를 통타해 중월 솔로 홈런을 터트리며 올시즌 맹활약을 예고했다.
화제의 스타들은 명불허전이었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는 창원 마산구장에서 가진 NC 다이노스전에서 6년 만에 한국 야구에 복귀해 첫 안타와 타점을 생산했다. 이대호는 4회 초 2사 2루에서 제프 맨쉽의 2구째 공을 때려 중견수 앞으로 적시타를 날렸다. 2011년 10월 5일 사직 한화전에서 해외 진출 전 정규시즌 마지막 안타를 때린 뒤 무려 2004일 만의 안타이고 타점은 2005일만이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첫 100억원대 시대를 연 KIA 최형우는 공교롭게도 친정 팀인 삼성과 개막전을 가졌다. 2회초 첫 타석에서 3루수앞 땅볼, 4회초 두번째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던 최형우는 1-1 동점이던 6회초 2사 2루서 삼성 선발 재크 페트릭으로부터 우월 역전 3루타를 날리며 몸값을 했다. 최형우는 첫 타석에 앞서 친정 관중들에게 깍듯하게 인사를 해 눈길을 끌었다. 첫 타석 때 응원가와 함께 박수를 보낸 대구 팬들은 두 번째 타석부턴 야유를 보냈다.
올 시즌 처음 도입된 비디오 판독도 경기 중에 나왔다. 잠실구장에서 3회말 두산 박건우가 땅볼을 쳤고, 유격수 강경학의 송구가 조금 빗나갔다. 1루수 윌린 로사리오가 베이스를 밟지 못하고 박건우에게 태그를 시도해 아웃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두산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최수원 구심과 박근영 1루심이 운영요원으로부터 인터컴 장비를 전달받아 착용한 후 판독센터 결정을 기다렸다. 결국 판정은 뒤집혔고, 박건우는 유격수 송구실책으로 1루에 남았다. 지난해까지는 합의판정 요청을 받으면 심판이 심판실에 가서 중계 방송사의 화면을 보고 판정을 내렸다.
리퍼트 전 주미대사 두산 응원 눈길
잠실구장에는 평소 야구광으로 유명했던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가 모습을 비춰 눈길을 끌었다. 두산에 따르면 올 1월 이임식을 갖고 한국을 떠난 리퍼트 전 대사는 개막전을 보기 위해 열흘 전 워싱턴에서 자비로 비행기편으로 한국을 찾았다.
전국 5개 구장에선 개막전에 앞서 다양한 이벤트를 연출해 관중들을 즐겁게 했다. 잠실구장에선 두산이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 제작 영상을 전광판에 공개하고 반지 전달식을 열었다. SK는 ‘희망’이라는 주제로 가슴뭉클한 개막전 이벤트를 열었다. 그라운드에 SK 박정권의 도움으로 백혈병을 치료한 홍지민양, 이재원의 보살핌으로 안과수술을 받은 민지은양이 나오자 큰 박수를 받았다. 시구와 시타는 입양가족인 오다니엘, 오요셉 형제가 맡았다. 고척돔에선 돔구장 특색을 물씬 살린 이벤트가 열렸다. 암전된 고척돔에 넥센의 우승을 기원하는 문구와 상징물들이 색색의 빛으로 표출되는 레이저쇼가 펼쳐졌다. 또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멤버 98명이 한꺼번에 그라운드에 나와 춤을 추는 장관도 연출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2017 프로야구 팡파르… 돌아온 이대호, 2004일 만에 안타 2005일 만에 타점
입력 2017-03-31 2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