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이재명 “수도권서 문재인 과반 저지할 것”

입력 2017-03-31 21:28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부산 연제구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영남권 순회경선에서 1위를 차지한 후 밝은 표정으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성 고양시장, 문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뉴시스

이재명 성남시장이 31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영남권 경선에서 처음으로 안희정 충남지사를 누르고 2위를 차지했다. 남은 경선지가 강세 지역인 수도권인 만큼 마지막 반전을 노리고 있다. 누적 득표수 2위를 유지한 안 지사 역시 수도권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과반 확보를 저지하겠다는 각오다.

이 시장은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영남권역 선출대회에서 3만6780표(18.5%)를 획득해 안 지사(3만2974표·16.6%)에 근소하게 앞섰다. 현장 대의원 투표에선 졌지만 자동응답전화(ARS)·현장투표(일반당원·국민·권리당원)에서 열세를 뒤집었다.

이 시장은 “종합순위 2위가 목표였는데 계획의 일부만 이뤘다. 나름 선전했다”며 “이제 이재명의 본거지인 수도권으로 간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시장 측은 영남 2위를 발판으로 문 전 대표의 과반 저지를 자신하고 있다. 캠프 대변인인 제윤경 의원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수도권에서 다른 후보 지지층이 이 시장 지지로 바뀌는 ‘이재명 시프트’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안 지사는 누적 득표율에서는 22.6%를 기록해 여전히 이 시장(18.2%)에 앞서 있다. 안 지사는 “수도권에 60% 이상의 유권자들이 기다리고 있다. 결선을 통해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써보겠다”고 말했다. 안 지사 측은 문 전 대표가 텃밭인 영남에서 누적 득표율 60%를 돌파하는 상황은 막아낸 것을 성과로 꼽았다.

그러나 결선투표 가능성은 산술적으로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수도권 선거인단은 132만8000여명이다. 조직 동원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수도권의 특성을 감안해 투표율을 65% 정도로 잡는다면 실제 선거인단 참여는 86만여명 정도로 추산 가능하다. 1위 후보가 약 142만5000표로 추정되는 경선 전체 유효 투표수 중 과반인 71만3000여표를 획득할 경우 결선투표 없이 후보를 확정지을 수 있다. 문 전 대표가 이미 33만1417표를 확보했기 때문에 수도권에서 39만표(약 44%)만 얻으면 결선 없이 본선행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 전 대표는 앞서 안 지사의 안방인 충청 경선에서도 47.8%를 기록했다. 따라서 8일로 예정된 결선투표까지 갈 필요 없이 3일 수도권 경선에서 문 전 대표가 최종 후보가 될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다.

부산=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