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이 31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영남권 경선에서 처음으로 안희정 충남지사를 누르고 2위를 차지했다. 남은 경선지가 강세 지역인 수도권인 만큼 마지막 반전을 노리고 있다. 누적 득표수 2위를 유지한 안 지사 역시 수도권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과반 확보를 저지하겠다는 각오다.
이 시장은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영남권역 선출대회에서 3만6780표(18.5%)를 획득해 안 지사(3만2974표·16.6%)에 근소하게 앞섰다. 현장 대의원 투표에선 졌지만 자동응답전화(ARS)·현장투표(일반당원·국민·권리당원)에서 열세를 뒤집었다.
이 시장은 “종합순위 2위가 목표였는데 계획의 일부만 이뤘다. 나름 선전했다”며 “이제 이재명의 본거지인 수도권으로 간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시장 측은 영남 2위를 발판으로 문 전 대표의 과반 저지를 자신하고 있다. 캠프 대변인인 제윤경 의원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수도권에서 다른 후보 지지층이 이 시장 지지로 바뀌는 ‘이재명 시프트’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안 지사는 누적 득표율에서는 22.6%를 기록해 여전히 이 시장(18.2%)에 앞서 있다. 안 지사는 “수도권에 60% 이상의 유권자들이 기다리고 있다. 결선을 통해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써보겠다”고 말했다. 안 지사 측은 문 전 대표가 텃밭인 영남에서 누적 득표율 60%를 돌파하는 상황은 막아낸 것을 성과로 꼽았다.
그러나 결선투표 가능성은 산술적으로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수도권 선거인단은 132만8000여명이다. 조직 동원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수도권의 특성을 감안해 투표율을 65% 정도로 잡는다면 실제 선거인단 참여는 86만여명 정도로 추산 가능하다. 1위 후보가 약 142만5000표로 추정되는 경선 전체 유효 투표수 중 과반인 71만3000여표를 획득할 경우 결선투표 없이 후보를 확정지을 수 있다. 문 전 대표가 이미 33만1417표를 확보했기 때문에 수도권에서 39만표(약 44%)만 얻으면 결선 없이 본선행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 전 대표는 앞서 안 지사의 안방인 충청 경선에서도 47.8%를 기록했다. 따라서 8일로 예정된 결선투표까지 갈 필요 없이 3일 수도권 경선에서 문 전 대표가 최종 후보가 될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다.
부산=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안희정·이재명 “수도권서 문재인 과반 저지할 것”
입력 2017-03-31 2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