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소비가 반짝 반등했다. 하지만 중국의 사드(THAAD) 보복에 따른 반사효과로 분석됐다. 생산·투자는 조정 국면에 빠지면서 우리 경제의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통계청의 ‘2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산업생산은 1월에 비해 0.4% 감소했다. 광공업생산은 반도체, 자동차 등 생산이 줄면서 3.4% 줄었다. 광공업생산 감소 폭은 2008년 12월 이후 가장 컸다. 기획재정부는 “1월 반도체·자동차 호황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해 큰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투자 역시 전월 대비 8.9% 폭락했다. 성장률의 밑바탕이 되는 투자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생산·투자는 조정세로 돌아섰지만 소비는 3.2% 증가했다. 4개월 만에 마이너스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경기회복에 따른 소비 증가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통계청은 소비 급증 원인을 중국 면세점 도매상의 면세점 물품 사재기가 큰 몫을 차지했다고 판단했다. 사드 보복 조치로 중국인의 한국 관광이 줄어들자 오지 못하는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면세물품 판매를 위해 사전에 물량을 확보한 것이다. 실제 지난달 면세점 매출액은 1조2500억원으로 전월 대비 9.5%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기회복과 소비가 밀접하지만 지난달 소비 증가는 그런 통상적인 현상과 거리가 있다”면서 “면세점 매출액 증가에 통계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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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츠러든 2월 산업생산… 소비는 3.2% 깜짝 늘어
입력 2017-03-31 1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