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 번진 美 부통령 펜스의 이상한 ‘식사철학’

입력 2017-03-31 18:19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협의회 행사에 부인 카렌과 함께 등장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부인이 아닌 다른 여성과는 단둘이 식사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온 것으로 알려져 찬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31일 보도했다. 펜스의 이런 방침은 최근 미국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WP에 따르면 펜스는 부인하고만 단둘이 식사를 하고, 술이 곁들여지는 행사의 경우 반드시 부인을 데려가 옆자리에 앉힌다는 원칙을 고수해 왔다. 그런데 이 보도 이후 정치인으로서 좋은 태도라는 칭찬과 함께,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성차별적 태도라는 비판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칭찬하는 쪽에선 숱한 정치인들이 불륜이나 섹스 스캔들로 물의를 빚었기 때문에 펜스와 같은 절제된 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실제 펜스 이외에도 워싱턴DC의 일부 정치인도 오해를 피하려고 여성 보좌관과 단둘이 차를 타거나 단둘이 만나는 것을 피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특히 종교계에선 펜스를 “남편의 표상”이라고 치켜세우고 있다.

반면 여성계에서는 “펜스 같은 원칙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면 여성들은 중요한 위치에 오르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반발한다. 특히 펜스의 원칙 이면에는 여성은 오로지 성적인 대상이라거나 유혹하는 존재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고 지적한다. 심지어 펜스가 여성혐오주의자인 것 같다는 비난도 나온다.

그런데 양쪽 주장이 워낙 팽팽해 SNS에서도 “왜 펜스를 욕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거나 “여성을 경시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성차별주의자들이 팀을 이뤘다”는 설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