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마이너행… 현지 언론 “어리석다”

입력 2017-03-31 17:39

19경기 타율 0.353(51타수 18안타), 6홈런, 13타점, 10득점. 박병호(31·사진)가 시범경기에서 거둔 성적이다. 40타석 이상 들어선 미네소타 트윈스 타자들 중 타율과 홈런, 타점에서 1위다. 하지만 폴 몰리터 미네소타 감독은 박병호를 마이너리그 트리플A 로체스터 레드윙스로 보냈다. 이유는 불펜 강화다. 현지 언론들은 일제히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MLB닷컴은 31일(한국시간) “박병호가 미네소타의 40인 로스터에 들지 못했다”며 “그는 포지션 경쟁에서는 승리했지만, 구단은 불펜을 강화하기 위해 박병호를 개막 로스터에 넣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네소타는 이날 25인 개막 로스터를 정했다. 스프링캠프 직전 40인 로스터에서 빠진 박병호가 개막전에 출전하려면 우선 40인 로스터에 들어가야 했다. 이후 25인 로스터에 올라갈 자격을 얻는다. 하지만 미네소타는 박병호를 외면했다. 몰리터 감독은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박병호가 타석에서 안정감 있고 차분하게 공격하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면서도 “우리는 8명의 구원 투수를 개막 엔트리에 넣는 게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미네소타는 어빈 산타나, 헥터 산티아고, 카일 깁슨, 필 휴즈, 아달베르토 메히아로 5선발을 꾸렸으며, 불안한 선발진을 불펜진 강화로 보완하려 한다. 지명타자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던 박병호와 케니스 바르가스는 모두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미네소타는 외야수 백업인 로비 그로스먼에게 지명타자를 맡기기로 했다.

미네소타 지역지 ‘스타 트리뷴’은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한 박병호를 제외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클럽하우스도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MLB닷컴도 박병호의 탈락을 미네소타 개막 로스터의 가장 큰 이슈로 꼽으며 관심을 보였다.

스타 트리뷴의 라벨 닐 기자의 트위터에 따르면 박병호는 트리플A행에 대해 “씁쓸한 뉴스지만 실망하진 않는다. 여기(트리플A)에서 내가 할 일을 알고 있다. 내 목표는 변함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