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대선후보 경선, 연일 ‘막말 레이스’

입력 2017-03-31 05:00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이 ‘막말’로 얼룩지고 있다. 김진태 의원은 홍준표 경남지사를 향해 “구태 정치인”이라고 공격했다. 홍 지사는 당 밖의 경쟁자인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를 2012년 대선에 나온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에 빗대 깎아내렸다. 유 후보 캠프까지 가세하면서 ‘진흙탕싸움’이 됐다. 한국당은 31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

김 의원은 30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홍 지사를 겨냥해 “이몽룡인 줄 알았는데 방자였다”고 말했다. 전날 홍 지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춘향이인 줄 알았는데 향단이였다”고 비판한 것을 되받아쳤다. 친박(친박근혜)계 지지를 받고 있는 김 의원은 홍 지사가 바른정당과의 후보 단일화 조건으로 ‘친박 청산’을 약속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치열하게 당내 경합을 하고 있는데 ‘너희들 내가 이기면 다 짐 쌀 각오 해’라는 격”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홍 지사가 이를 부인하자 “불리하니까 오리발 내민 것”이라고 비난했다.

홍 지사는 유승민 후보에게도 화살을 겨눴다. 그는 서울 여의도 한국당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 후보가 싸울 상대는 내가 아니고 문재인 전 대표인데, 왜 나한테 계속 시비를 거느냐”며 “자꾸 그러면 지난 대선 때 이정희 후보 역할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전날 기자간담회에선 “살인범은 용서해도 배신자는 용서하지 않는다는 게 TK(대구·경북) 정서”라며 유 후보를 자극했다.

이에 유 후보는 포천시장 유세 현장에서 “그런 건 조폭들이 하는 이야기”라고 맞받았다. 또 “이정희 후보가 극좌에서 나와 선거를 혼란하게 만든 사람 아니냐”며 “홍 지사는 대통령이 되더라도 법원에 재판받으러 가야 하는 무자격자”라고 지적했다. 유 후보 캠프 지상욱 수석대변인도 “홍 지사님, 이정희는 ‘종북좌빨’(‘종북좌파’와 ‘빨갱이’의 합성어)입니다. 제발 헷갈리지 말아주세요”라고 가세했다. 이 표현 역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