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 대선후보 경선이 진행될수록 ‘1등 주자’와 후발주자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양당의 후발주자들은 ‘9회 말 역전’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민주당은 실낱같은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선거인단 자체가 없는 국민의당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등 민주당 후발주자들이 내세우는 역전 가능성의 주요 근거는 31일 치러지는 영남권 경선의 이변과 130만명에 이르는 수도권(강원·제주 포함) 선거인단 투표, 반문(반문재인) 진영 총집결이다.
안 지사와 이 시장 측은 영남권 선거인단에 문재인 전 대표의 ‘안방’인 부산·경남(PK)권과 대구·경북(TK)권이 동시에 포함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중도·보수 성향이 강한 TK선거인단이 대거 투표에 참여하고,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 보수 세력이 조직적으로 역선택에 나설 경우 ‘영남경선 이변’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30일 “영남권 선거인단 중 안 지사의 ‘대연정’ 제안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들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3일 치러지는 수도권 경선 역시 민주당 후발주자들이 ‘만루 홈런’을 기대하는 곳이다. 이 시장이 자신의 근거지인 수도권에서 선전하고, 반문 진영이 안 지사로 결집하면 문 전 대표의 종합 득표율을 과반 이하로 묶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들은 영남권과 수도권에서 문 전 대표의 득표율을 각각 50%와 45% 정도로 묶고, 결선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문 전 대표의 영남·수도권 지지세를 감안하면 현실성은 떨어지지만, 완전히 불가능한 가정은 아니다.
그러나 문 전 대표 측은 이를 2·3위 주자들의 지나친 ‘장밋빛 전망’이라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영남권은 당의 대표적인 열세 지역이라 비당원의 경선 참여 확률이 낮다. 결국 23만여명이 참여하는 영남권 경선은 조직력 싸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문 전 대표 측은 지난해 20대 총선에서 부산·경남에서만 7명의 민주당 의원이 당선됐고, 영남권 지역위원장의 지지도 대부분 확보했기 때문에 조직력 싸움에서 밀릴 게 없다고 보고 있다. 문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영남에서도 호남(60.2%)과 비슷한 득표율을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캠프 내부에서는 70% 득표가 가능하다는 예상도 나온다. 수도권 경선 역시 마찬가지다. 문 전 대표 측은 수도권은 전국에서 문 전 대표 지지세가 가장 강한 지역으로 꼽고 있다.
문 전 대표는 남은 두 차례 순회경선에서 51만여표를 더 얻으면 당초 목표인 ‘결선 없는 본선행’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호남과 충청에서 받은 득표는 20만2000여표다. 아직 투표결과가 공개되지 않은 156만여표 가운데 호남·충청 투표율(66.9%)을 대입하면 유효투표수는 104만여표로 추산된다. 여기에 충청·호남 유효 투표수인 36만여표를 더한 뒤 절반으로 나누면 ‘종합 과반’ 기준은 70만표가 될 전망이다.
국민의당 ‘막판 역전극’ 가능성은 민주당보다 더 낮다. 민주당과 달리 선거인단을 모집하지 않아 지역별 투표 가능 인원 자체를 추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호남을 기반으로 출마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과 박주선 의원 등이 호남에서 안철수 전 공동대표에게 대패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승욱 백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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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말 역전?… “이변은 있다” vs “연장전 없다”
입력 2017-03-30 1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