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가득한 3인, 구름 자욱한 2인… 코리안 빅리거 올 시즌 기상도

입력 2017-03-30 18:35

미국 메이저리그가 2일(현지시간) 개막전을 시작으로 10월까지 6개월 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지난해 108년만에 우승한 시카고 컵스와 류현진이 속한 LA다저스 등이 우승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활약상에 대한 기대도 높다. 2년간 개점휴업한 류현진(30)과 지난해 시즌 도중 마이너리그로 떨어진 박병호(31·미네소타 트윈스)는 시범경기에서의 뛰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다만 시범경기에서 부진한 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와 교통사건 물의로 미국 땅 조차 밟지 못한 강정호(30·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입지가 불안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류현진·오승환·박병호 ‘맑음’, 강정호 ‘흐림’

류현진은 무려 3년 만에 마운드에 오른다. MLB닷컴은 30일(한국시간) “류현진이 다저스의 5선발로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경우 다음 달 8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처음 나선다. 어깨와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장기간 재활에 매달린 류현진은 올해 시범경기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57로 부활을 예고했다.

‘파이널 보스’ 오승환은 올 시즌 시작부터 마무리로 나선다. 현지에선 ‘구단 역사상 가장 믿음직한 마무리’라는 극찬을 받고 있다.

지난해 부진을 면치 못해 마이너리그로 강등된 박병호는 초청 선수 신분으로 참가한 시범경기에서 맹활약을 이어가며 빅리그 재진입 가능성을 높였다. 시범경기 성적은 19경기 출전, 타율 0.353(51타수 18안타) 6홈런 13타점이다. 샌프란시스코에 입단한 황재균(30)의 선전도 눈길을 끌고 있다. 초기 메이저리그 적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그의 무력시위가 심상찮다. 30일 현재 시범경기에서 5홈런, 타율 0.349, 15타점의 호성적을 이어갔다.

김현수(29·볼티모어 오리올스)가 2년차 징크스를 깰지도 관심이다. 시즌 초 오른손 투수가 나올 때만 타석에 서는 ‘플래툰 시스템’을 극복하면 2년 연속 성공스토리를 쓰는데 문제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코리안 메이저리거 ‘맏형’ 추신수와 강정호의 행보에는 먹구름이 끼어있다. 지난해 잇따른 부상으로 48경기 출전에 그친 추신수는 올해도 시작이 좋지 못하다. 이날까지 시범경기에서 41타수 7안타(0.171)에 그쳤다. 홈런과 타점은 ‘제로’다. 강정호는 음주 뺑소니 운전 여파로 미국 취업비자 발급까지 거부돼 미국행 비행기를 타지도 못했다. 개막전 선발은커녕 이번 시즌 복귀 여부마저 불투명하다.

월드시리즈 트로피는 어디로

현지에선 올 시즌 패권을 거머쥘 구단으로 시카고 컵스와 다저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을 꼽았다.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지난 1월 2017시즌 최강 팀으로 디펜딩 챔피언 컵스를 선정했다. 컵스는 선발투수와 팀 수비력 순위에도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08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컵스는 21세기 첫 월드시리즈 연속 제패를 노린다. ESPN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를 2, 3위에 선정했다.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최근 다저스를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 1순위로 지목했다. 이 매체는 아메리칸리그에선 클리블랜드와 보스턴이, 내셔널리그에선 다저스와 컵스가 자웅을 겨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