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30일 치러진 대구·경북·강원 순회경선에서도 압승하며 사실상 ‘본선행 티켓’을 확정지었다.
안 전 대표는 대구·경북·강원지역 31개 투표소 개표 결과 유효 투표수 1만1296표 중 8179표(72.4%)를 얻어 경선 4연승을 달성했다. 2위를 차지한 손학규 전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2213표(19.6%)에 불과했다. 안 전 대표가 영호남에서 열린 4차례 경선에서 얻은 누적 득표율은 66.3%에 달한다.
안 전 대표 화법도 화제다. 그는 기존의 ‘교수 스타일’이 아니라 굵은 저음의 대중 연설로 민심을 파고드는 등 대선 경선을 거치며 확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 전 대표는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경상도 사투리로 “야물딱지게 하겠심다. 팍팍 밀어주이소”라고 말했다. 이어 “안철수의 시간이 시작됐다”며 ‘문재인 대항마’로서의 존재감도 부각했다.
안 전 대표의 스타일 변화는 최근 자주 목격된다. 지난 25일 실시된 광주·전남·제주 경선 합동연설회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안 전 대표는 첫 구절인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에서부터 굵은 저음을 내며 연설했다. ‘대한민국을 새롭게 바꾸겠다’고 말할 땐 오른손 주먹을 힘 있게 쥐기도 했다. 안 전 대표의 연설을 지켜본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완전히 물이 올랐다”고 했다.
방송토론이나 공개행사에서는 이마를 드러낸 헤어스타일로 신뢰감을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셔츠에 ‘노타이’ 차림을 즐겨했던 과거와는 달리 국민의당을 상징하는 초록색 계열의 넥타이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고 한다. 안 전 대표 캠프인 ‘국민캠프’ 관계자는 “캠프의 특별한 조언이 있다기보다 본인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도 약 10개월 만에 2위로 뛰어올랐다. 리얼미터가 MBN·매일경제 의뢰로 27∼29일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 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한 결과,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은 17.4%로 일주일 전보다 4.8% 포인트 상승했다. 1위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율은 35.2%로 0.8% 포인트 상승한 반면, 안희정 충남지사 지지율은 17.1%에서 12.0%로 내려앉았다. 리얼미터는 “안 전 대표의 상승세는 경선 승리에 의한 ‘컨벤션 효과’와 함께 안 지사로부터 이탈한 지지층 대부분을 흡수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안철수, 사실상 ‘본선 티켓’ 확정… TK·강원서 72.4% 압도적 4연승
입력 2017-03-30 17:59 수정 2017-03-30 2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