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우리교회-서울 반포교회의 ‘드림필드’] 교회 지하에 야구연습장… 땀흘리며 소통

입력 2017-03-31 00:01
서울 서초구 반포교회 지하에 있는 야구 연습장에서 교회 야구팀 반포 사이프러스가 훈련을 하고 있다. 반포교회 제공

서울 서초구 방배로 반포교회(강윤호 목사) 지하 2층으로 내려가면 예상 밖의 공간이 눈앞에 펼쳐진다. 바로 ‘야구 연습장’이다.

2015년 새 예배당에 입당한 반포교회는 설계 때부터 교회 안에 야구 연습장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같은 교회에 다니는 교인도 세대 간에 단절돼 있고 교류 기회조차 없다는 현실을 개선하자는 데 교인들이 뜻을 모았기 때문이다.

교회 공동체가 땀 흘리며 소통하는 이곳의 이름은 ‘드림필드’. 교회의 희망찬 내일이 움트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은 이름이다. 교회는 야구 연습장이라는 하드웨어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이곳을 채울 소프트웨어도 함께 장만했다. 야구팀 ‘반포 사이프러스’를 창단한 것이다. 반포 사이프러스는 현재 사회인 야구 3부 리그 소속으로 맹활약 중이다. 소통을 강조하는 교회답게 야구팀 선수도 20대 청년부터 50대 안수집사까지 세대를 초월해 모집했다.

어른들만 야구를 하는 건 아니다. 이 교회 초등학생들도 토요일 아침마다 드림필드에 모여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을 한다. 중학교 야구선수 출신인 이웃교회 야구팀 감독이 코치를 맡아 지도하고 있다. 이웃교회 야구팀이 드림필드로 ‘원정 훈련’을 오기도 한다. 재능과 공간을 공유하는 일종의 품앗이인 셈이다.

이뿐 아니다. 드림필드의 단골 중에는 목회자들도 있다. 알음알음 반포교회 야구 연습장을 알게 된 목회자들이 삼삼오오 이곳을 찾아 반포교회 목회자들과 연습을 한다. 주일엔 어린 아이들의 놀이터가 된다. 냉난방 시설이 완비돼 있어 사계절 사용 가능하다.

강윤호 목사는 “교인들이 야구 연습장을 만들자는 좋은 아이디어를 낸 것이 드림필드의 시작이었다”면서 “덕분에 교인들 간에 소통이 활발해지고 지역사회와 접촉점도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