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구제역에 혈세 4조4038억 투입

입력 2017-03-30 18:06

국내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으로 인한 살처분 등에 총 4조4038억원의 ‘혈세’가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이후만 계산해도 3조7225억원이 들어갔다. 방역체계 개선을 위한 정부 노력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30일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03년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AI로 현재까지 총 1조711억원의 비용이 들어갔다. 8132만6000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또 2000년 최초로 국내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3조3327억원의 재정이 투입됐고, 우제류 390만7000마리가 살처분됐다.

지난해 11월부터 지속되고 있는 AI로 인해 지난 27일 현재까지 3506억원이 투입됐다. 살처분보상금으로만 2980억원을 썼다. 이밖에 통제초소 운영 및 소독에 287억원, 생계소득안정자금 지급에 143억원, 입식융자수매에 96억원을 사용했다. 살처분된 가금류는 모두 3718만 마리다.

지금도 이틀에 한 번꼴로 의심신고가 들어오는 등 AI의 종식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정 소요액은 더 늘 전망이다. 29일 충남 공주의 2만2000마리 규모 육용 종계장에서 AI 의심신고가 접수됐고, 간이검사 결과 H5형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같은 날 전남 장흥에서도 비슷한 규모의 육용오리 농장에서 H5형 항원이 검출됐다.

올해 2월 발생한 구제역으로 살처분보상금 56억원을 포함해 재정 91억원을 썼다. 이번 AI와 구제역으로 모두 3597억원의 비용이 발생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이미 1687억원의 예비비를 사용했다.

위 의원은 “정부는 2010년 이후 연평균 5000억원 이상의 혈세를 AI와 구제역에 탕진하고 있지만 방역체계 개선에는 너무 인색하다”며 “방역시스템 구축과 인력확보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매년 반복되는 가축질병에도 누구 하나 제대로 책임지는 이를 찾아볼 수 없다”며 “방역 당국의 책임 소재도 철저하게 가려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유성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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