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 치료 분야에서 신약의 환자 접근성이 적절한 시점에 이뤄지고 있을까? 이에 대한 의료현장 의료진들의 의견은 ‘요원하다’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PTH계열의 포스테오(성분 테리파라타이드)라는 약제가 국내에서 건강보험급여 적용이 되기까지 무려 10년이 걸렸던 경험 때문이다. 의료진들은 신약이 필요한 환자가 제때 혜택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기존 약제와 다른 새로운 기전으로 개선된 효과를 보여주는 신약이 출시돼도, 급여기준은 대부분 2차나 3차에서 사용하게 되거나 기존 약제로 효과를 못 본 경우로 한정된다. 의료현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약제는 10여년 간 사용해온 약제 그대로다. 신약이 필요한 환자는 100% 본인 부담(비급여)으로 약제를 이용하거나, 효과가 부족한 기존 약제로 초기 치료 기간을 낭비하게 된다. 결국 환자의 질병 부담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이 의료진들의 견해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한 골다공증 신약의 연구 및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국내에서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작년 말 국내 허가 2년 만에 출시된 프롤리아(성분 데노수맙)를 비롯해 로모소주맙, 블로소주맙 등 스클레로스틴을 표적으로 하는 저분자 화합물 후속 골다공증 약물들이 임상단계에서부터 높은 골절 예방 효과와 골밀도 개선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치료제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들에게 치료 대안으로 꼽힌다. 문제는 신약들의 국내 도입 지연과 까다로운 건강보험 급여 등재 과정으로 골다공증 예방의 현실화가 요원해 보인다는 점이다.
대한내분비학회 자료에 따르면 골다공증은 약물 치료가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남녀 평균 11% 정도로 치료율이 낮다. 또 치료 시작 후 1년 내 70%가 치료를 중단하고 있어 골절 예방이라는 치료 목표에 장애가 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골다공증 치료제로 주로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가 처방되고 있다. 하지만, 까다로운 복용법과 안전성 이슈로 실제 임상에서 환자들이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거나 복용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복약 순응도가 낮고 치료 지속성이 떨어지면 골다공증 치료 효과도 감소하게 된다. 최근 많이 처방되는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SERM) 제제도 효과성 부족이라는 근본적인 단점을 안고 있다는 의견이다. 재발 및 사망 위험이 가장 높은 골다공증성 골절 부위인 대퇴골 부위 골절 예방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골다공증성 골절이 척추, 비척추, 대퇴골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적어도 대퇴골절이 발생했거나 그럴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는 이 약제를 쓸 수 없다는 결론이다.
반면 작년 국내 출시돼 6개월에 1회 투여라는 복약 편의성을 갖춘 신약의 경우, 이미 10여년 간의 글로벌 임상을 통해 높은 비용 대비 효과성, 위험 대비 효과성을 검증했다. 그럼에도 까다로운 급여 등재 과정으로 인해 여전히 환자 본인이 100% 부담해야 한다.
골다공증은 50세 이상의 여성 10명 중 8명에 이를 정도로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어 건강수명을 위협하는 대표 질병이다. 또 골다공증성 골절은 발생하기 전까지 증상이 없는 데다 한 번 뼈가 부러지면 재발 위험이 높아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2차, 3차 골절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골다공증의 주 환자층이 고령임을 감안했을 때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과 함께 골다공증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현실적인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서는 유연한 신약 도입과 폭넓은 보장성 강화로 장기적인 비용 절감 및 골다공증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의료현장의 목소리다. 송병기 기자
골다공증 신약 ‘제2 포스테오 사태’ 직면하나
입력 2017-04-02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