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석탄시대’ 회귀 선언

입력 2017-03-29 21:2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해제하는 ‘에너지 독립’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로써 트럼프는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한 환경규제를 대부분 철폐하면서 ‘석탄 시대’ 회귀를 선언했다.

트럼프는 이날 환경보호청(EPA)을 방문해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조치를 담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청정전력계획(Clean Power Plan)’을 철폐하고 국유지 내 석탄 채굴을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오바마 정부의 청정전력계획은 2030년까지 발전소의 탄소 배출량을 32% 줄이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트럼프는 서명에 앞서 “‘석탄 전쟁’과 ‘직업을 없애는 법’에 종지부가 찍혔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이 행정명령이 미국의 에너지 독립을 강화하고 석탄 채굴 금지로 직업을 잃은 이들이 일자리를 되찾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지 언론은 이번 행정명령으로 중국과 미국을 포함한 195개국이 서명한 2015년 파리 기후변화협약이 지켜지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들도 “화석연료 억만장자들만 배불리는 조치”라고 반발하면서 법적 대응에 착수했다.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 파리 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도 “파리 협약을 파기해선 안 되며, 다른 많은 국가들의 단결된 의지로 협약은 순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협약에 따라 각국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화석연료 사용을 억제하고 대체에너지 활용에 적극 나서기로 했었다. 이번 서명에 앞서 미국 최대 석유회사 엑손모빌도 트럼프 정부에 “기후변화 위협에 대처할 효율적인 체제”라며 파리협약 잔류를 촉구하는 편지를 보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