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대기업위원회 만든다

입력 2017-03-29 21:04
대한상공회의소가 대기업이 참여하는 대기업위원회 설립을 추진한다.

대한상의는 대기업위원회를 설립키로 하고 그룹에 가입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대상은 자산 총액이 5조원 이상인 그룹 소속 회사다. 대한상의는 최근 50여곳의 기업에 대기업위원회 구성과 운영계획이 담긴 안을 보냈다.

대기업위원회의 위원은 각 기업 대표가 맡게 된다. 위원 중 위원장 1명과 5인 내외의 부위원장을 선임한다. 임기는 2년으로 연임이 가능하다. 위원회는 연간 2회 본 위원회 개최를 원칙으로 하고 필요 시 수시로 열 방침이다.

대한상의가 대기업위원회 설립에 나선 것은 주요 대기업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탈퇴하면서 대기업의 목소리를 전달할 곳이 사실상 없어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반기업 정서가 확산되고 기업규제 입법 움직임도 활발해진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대기업위원회는 투자·고용 활성화, 규제개혁 등의 어젠다를 발굴해 정책 제안을 하거나 상법·공정거래법 등 주요 정책 현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정부·국회에 건의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대기업 관련 각종 법안이 쏟아지고 있어 실무적으로 대응할 조직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기본 역할과 기능을 정했지만 구체적 기능은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대한상의의 제안에 선뜻 응할지는 미지수다. 자칫 ‘제2의 전경련’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만약 주요 대기업이 대기업위원회에 참여할 경우 전경련을 대신해 대한상의가 대기업 정책 전반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