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로켓군은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극초음속 무기 개발이 한창이다. 이 첨단 무기는 극초음속으로 활공하면서 방향까지 바꿀 수 있어 요격이 어렵다. 최근 홍콩 명보 등은 “중국이 극초음속 무기 실험 7회 중 6회를 성공했다”며 “미국보다 실험 횟수가 많다”고 전했다. 중국 극초음속 무기 개발의 핵심 역할은 미국 로스 알라모스 국립연구소 출신 중국인 과학자들이 맡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9일 “중국의 첨단 무기 개발에 미국의 숨은 역할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최근 10여년 동안 미국의 핵무기 개발에 관계된 국립연구소를 비롯해 미 항공우주국(NASA)이나 글로벌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에서 근무했던 자국 출신 과학자들을 대거 귀국시키고 있다. 중국은 이미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해외 진출 과학자들의 귀환을 추진해 왔다. 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였던 천쉐썬 박사가 대표적이다. 55년 귀국한 천 박사는 중국 항공우주산업의 기초를 세운 인물로 ‘로켓의 아버지’로 불린다. 중국은 최근에는 파격적인 재정 지원뿐 아니라 애국심에 호소하거나, 귀국 후 경력을 보장하면서 유능한 과학자들의 귀국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의 우선적 스카우트 대상은 첫 원자폭탄을 만든 미 뉴멕시코주의 로스 알라모스 국립연구소의 중국 과학자들이다. 고국으로 돌아온 이곳 출신 과학자들이 많아지면서 중국에 ‘로스 알라모스 클럽’이 생길 정도다.
로스 알라모스 출신의 대표적 인물은 천스이 난방과기대 총장이다. 2001년 귀국한 천스이는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베이징대 부총장이었던 천스이는 2015년 선전의 남방과기대 총장에 부임하면서 남방과기대를 ‘중국의 스탠퍼드대’로 키우는 중책을 맡았다.
천스이의 다른 중요 역할은 로스 알라모스 클럽을 세우는 일이었다. 난방과기대를 중심으로 로스 알라모스에서 중성자과학센터를 이끌었던 자오이성 박사와 에너지 축적 소자와 바이오센서 개발을 주도했던 왕샹린 박사 등이 합류했다. 난류(亂流·turbulence) 과학 전문가인 허궈웨이 박사는 로스 알라모스에서 중국과학원으로 자리를 옮긴 뒤 적의 잠수함이나 함정의 음파를 탐지하면서 운항 중 자체 소음도를 크게 낮추는 신형 잠수함 기술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로스 알라모스 출신으로 샤먼대 에너지연구소를 책임지고 있는 리닝 박사는 깨끗하고 효과적인 에너지인 핵발전소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미국은 ‘역(逆)두뇌 유출’ 현상의 심각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제임스 앤드루 루이스 부소장은 “중국 과학자들이 중국의 ‘스파이 채용’의 타깃이 되고 있다”며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문제는 과학자들이 어느 나라에서 일할지에 대한 결정은 미국도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SCMP는 한 안보 전문가의 말을 빌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면서 “외국 과학자들을 막는다면 미국의 연구소들도 곧바로 문 닫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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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첨단무기 개발 숨은 공로자는 美 ‘로스 알라모스’
입력 2017-03-30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