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철(사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통화정책에 미국 기준금리 인상보다 우리나라의 경기와 물가가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2∼3차례 더 금리를 올리겠다고 예고한 상황에서 이를 뒤따르기보다는 국내 인플레이션 실태를 보고 기준금리를 조절하겠다는 의미다. 원론적이긴 하지만 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원 7명 가운데 1명의 발언이라 의미가 상당하다.
조 위원은 29일 오찬간담회에서 “신축적 물가안정목표제가 현 시점의 우리 경제 환경 아래서 유용한 통화정책 프레임워크”라고 말했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는 2%인데, 올해 물가 전망치는 1.8%다. 이 때문에 당장은 한은이 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있다.
물론 조 위원은 “인플레이션 타게팅(목표제)은 3∼4년 추세를 보고 하는 것”이라며 “걱정했던 것보다 좋았던 데다 최근엔 인플레이션 모멘텀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물가가 더 오르면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신호다. 다만 금통위원은 절대 한쪽 방향으로만 말하지 않는다.
조 위원은 통화정책으로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저출산·고령화, 생산성 저하 등으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 하락세가 반전되기 어렵다는 견해를 내놨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美보다 국내 물가·경기 고려해 금리 조절”
입력 2017-03-29 1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