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리·런던시 車 모델별 배출가스 등급 공개한다

입력 2017-03-29 21:44
박원순 서울시장(왼쪽)이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시청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사디크 칸 런던시장(가운데), 안 이달고 파리시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제 자동차 환경등급제 도입 등을 통해 ‘대기질 혁명(Airvolution)’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시와 프랑스 파리시, 영국 런던시 등 3개 도시가 대도시 대기오염의 주범인 자동차 배기가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동차 모델별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을 등급화해 공개하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달고 파리시장,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29일 오전 10시(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동차 배출가스에 대한 세계 최초의 표준화된 기준인 ‘국제 자동차 환경등급제(Global Car Scoring System)’ 도입을 공동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제 자동차 환경등급제는 시중에 출시된 자동차 모델별로 실제 도로 주행시 대기오염 유발 물질을 얼마나 배출하는지 측정해 등급화하고, 이 정보를 각 도시별 전용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하는 제도다. 자동차 배출가스는 세계 대도시의 공통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통일된 국제기준이 없었다. 또 실험실에서 측정한 배출가스 수치를 공개하거나 이산화탄소 배출량만 표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전 세계 62개 대도시가 회원으로 있는 ‘C40 기후리더십그룹’의 의장인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제 자동차 환경등급제가 시작되면 자동차 구매자들이 가장 친환경적인 자동차, 대기오염 완화에 도움이 되는 신차를 선택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대기질 개선을 위한 획기적 시도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시장은 파리시장에 이어 두 번째 발언자로 나서 “국제 자동차 환경등급제 도입을 통해 대기질에 큰 영향을 주는 자동차 배출가스 문제를 해결하고 세계시민 공감정책으로 ‘대기질 혁명(Airvolution)’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기자회견을 계기로 C40는 국제 자동차 환경등급제의 표준화된 등급기준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배출가스 정보는 2013년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을 밝혀내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교통·친환경에너지·대기질 분야 민간연구단체인 국제친환경교통위원회(ICCT)와 유럽연합의 모든 신차에 대한 실제 운행상 배출가스 데이터를 구축한 영국의 비영리단체 에미션스 애널리스틱(EA)에서 제공하기로 했다.

우선 런던시가 올 10월 관련 데이터를 온라인으로 공개한다. 서울시도 등급기준 개발 등이 완료되면 시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자동차 배기가스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시는 또 자동차에 배출가스 등급 표시 부착을 의무화하도록 법 개정을 건의하고, 그 이전이라도 시 소유 관용차량이나 노선버스 등에 대해선 등급 라벨 부착을 검토하기로 했다.

파리=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