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송영길 더문캠(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캠프) 총괄본부장의 ‘보조 타이어’ 발언에 대해 ‘문 전 대표 측은 폐타이어’라고 응수했다.
안 전 대표는 29일 경북 안동 신시장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본인들이 폐타이어라고 자백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송 본부장이 전날 안 전 대표의 호남 경선 압승을 두고 “호남이 보조 타이어 격으로 격려해준 것”이라며 깎아내린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나온 답변이었다. 문 전 대표 측이 호남 대표주자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보조 타이어’라고 자신을 공격했지만, 되레 스스로의 힘으로는 정권 교체를 이룰 자신이 없다는 점을 고백한 게 아니냐는 게 안 전 대표 생각이다.
안 전 대표는 ‘반문(반문재인) 연대’에 대해서는 “정당이 존재하는 이유는 정당과 후보가 하는 일을 말씀드리고 국민의 평가를 받는 게 중요하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국민의당 의원들이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와 만나는 것에 대해서는 “정당은 여러 가지 다양한 의견을 가질 수 있다”며 “후보가 확정되면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많은 분이 힘을 합칠 것”이라고 했다. 다음달 4일 국민의당 대선 후보 선출 이후 김 전 대표를 비롯해 ‘비패권주의 연대’를 모색하는 이들과의 전략적 결합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전 대표는 최근 민주당 비주류 및 국민의당 의원 10여명과 조찬 회동을 하며 ‘제3지대’ 구상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는 이날 대구와 안동 등 대구·경북(TK) 지역 대표도시를 방문하며 ‘안풍(安風)’ 확산에 나섰다. 30일 열리는 국민의당 대구·경북·강원 순회경선 준비 목적도 있지만 향후 대선 본선을 대비해 TK 지역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겠다는 행보다. 안 전 대표는 “대구·경북을 찾을 때마다 변화의 열망이 크다는 것을 느낀다”며 “변화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꼭 이뤄내겠다”고 했다.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의 호남 경선 압승 이후 두 후보 간 양자대결 가정 시 두 사람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펼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와 쿠키뉴스의 지난 25∼27일 공동 여론조사(전국 성인 1026명 대상,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의 양자대결 시 문 전 대표는 44%, 안 전 대표는 40.5% 지지를 받았다. 표본오차가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이기 때문에 3.5% 포인트 격차는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평가된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후보와 우리 당 후보가 일대일 구도에서 오차범위 내 우열을 가릴 수 없다는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다”며 “이것이 국민의 민심”이라고 강조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안철수 “문재인은 폐타이어… 국민의당 중심으로 힘 합칠 것”
입력 2017-03-29 18:17 수정 2017-03-29 2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