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차 핵실험, 다중 핵폭발 실험일 가능성 크다

입력 2017-03-29 18:27 수정 2017-03-29 21:13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폭발 위력이 대폭 향상된 실험이거나 동시에 여러 발을 폭발시키는 ‘파키스탄식’ 다중 핵폭발 실험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군 관계자는 29일 “북한의 6차 핵실험은 위력이 강화된 증폭 핵분열탄 실험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원 선임연구위원도 6차 실험의 폭발력이 150∼200㏏(킬로톤)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앞서 미국의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6차 핵실험은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며 “최대 폭발력이 282㏏까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이 지난해 9월 9일 실시한 5차 핵실험의 폭발력은 10㏏이었다. 10kt은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됐던 15㏏보다 낮은 폭발력이다. 북한은 지난해 1월 4차 핵실험 시 “시험용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공언했던 만큼 이번에는 초기형 수소폭탄의 능력에 가까운 위력을 과시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핵폭탄의 정밀도 향상과 폭발력 비교를 위한 대규모 자료 확보 차원에서 다양한 유형의 핵폭탄을 동시 다발적으로 실험할 수도 있다.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각각 원료로 한 핵폭탄과 핵분열방식 및 핵융합방식을 각각 사용하는 핵폭발 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파키스탄도 1998년 하루에 세 차례 핵실험을 실시했다. 북한이 파키스탄과 같은 방식으로 핵능력을 과시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북한은 지난해 5차 핵실험 당시 ‘핵탄두의 소형화·경량화·다종화’를 이뤘다고 강조했다. 이번에는 다양한 폭발력을 보이는 실험을 통해 ‘핵탄두 다종화’를 과시할 수도 있다. 북한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한 갱도에 여러 개의 곁가지 갱도를 뚫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8노스는 풍계리 핵실험장과 평안북도 영변 핵단지 위성사진 분석결과, 6차 핵실험 준비가 막바지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38노스에 따르면 핵실험장 북쪽 갱도 입구에 3∼4대의 장비 운송차량이 발견됐고 통신케이블이 깔린 정황도 포착됐다. 이 장비들은 핵폭발 실험 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관측장비일 것으로 분석됐다. 영변 핵과학연구단지에서는 방사성 폐기물 등을 운반하는 특수화물열차 3대가 포착됐다. 이들 열차가 나타난 것은 2015년 10월 27일 이후 1년5개월 만이다.

미 국무부는 “(북한이) 추가 도발할 경우 중대한 대가가 뒤따를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하지만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이 대조선 핵공갈 책동을 걷어치우지 않는 한 조선의 핵능력 고도화 조치는 계속될 것”이라며 추가 핵실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글=최현수 군사전문기자,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hschoi@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