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미국 델타항공과 태평양 노선을 공동 운영키로 했다. 저비용 항공사(LCC)에 대항해 장거리 노선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29일 그랜드하얏트인천호텔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에드 바스티안 미국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 등이 만나 조인트 벤처 운영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국적 항공사가 외국 항공사과 조인트 벤처를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항공업계에서 조인트 벤처는 별도 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아니지만 두 업체가 모든 일정을 공유해 한 회사처럼 공동으로 영업한 뒤 수익과 비용을 나누는 최고 수준의 결합이다. 기존의 코드셰어(항공기 내 좌석 일부 공유)와 얼라이언스(마일리지·라운지 공유) 등 연합체보다 한 단계 나아간 개념이다.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 미주 250여개 도시, 아시아 80여개 도시를 이 같은 방식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양사 간 조인트 벤처 협약으로 한국과 미국 승객들은 아시아와 미주를 연결하는 항공권을 더 싸게, 더 많은 노선과 일정에서 선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걸림돌도 남아 있다. 조인트 벤처가 이뤄지면 한 항공사가 정부 허가를 거치지 않고 기존 노선보다 더 많은 노선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조인트 벤처가 미주 노선 운항 점유율을 지나치게 늘릴 우려가 있는지에 대해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대한항공, 델타와 협력 태평양 노선 공동 운영
입력 2017-03-29 18:55 수정 2017-03-29 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