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 ‘디펜딩 챔피언’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정규시즌 막판 부진을 거듭하면서 2연속 챔피언 제패에 빨간 불이 켜졌다.
동부 컨퍼런스의 제왕으로 군림하던 클리블랜드는 지난 28일 샌안토니오 스퍼스에게 29점차 참패를 당하며 시즌 26패(47승)째를 기록했다. 클리블랜드는 이날 패배로 보스턴 셀틱스(48승 26패)에게 컨퍼런스 1위를 내줬다. 2위가 되기는 지난해 11월 18일 이후 처음이다.
클리블랜드는 이달 들어 치른 15경기에서 6승 9패로 내리막을 탔다. 주축선수들의 잦은 부상으로 인한 들쭉날쭉한 경기력이 가장 큰 원인이다.
클리블랜드는 ‘빅3’인 르브론 제임스, 케빈 러브, 카이리 어빙의 공격력을 앞세워 경기를 풀어나간다. 그런데 러브와 어빙이 올 시즌 부상과 복귀를 반복하며 공수 밸런스가 무너졌다.
지난달 중순 왼쪽 무릎 관절경 수술을 받은 러브는 한 달 만인 지난 17일 복귀했다. 러브는 208㎝의 장신임에도 외곽 플레이를 즐긴다. 시즌 초반엔 적극적인 몸싸움과 골밑 플레이로 팀에 기여했으나, 부상 복귀 후 소극적인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어빙은 잔부상을 달고 다닌다. 지난달에는 대퇴부, 이달에는 왼쪽 무릎 통증으로 여러 차례 결장했다. 어빙은 최근 6경기 중 단 1차례만 20점 이상을 넣었다.
단조로운 공격 패턴도 부진 원인 중 하나다. 클리블랜드는 개인기가 좋은 제임스와 어빙이 상대 수비를 무너뜨린 뒤 득점하거나 동료들의 3점슛 기회를 살려 점수를 쌓는다. 러브를 비롯한 리차드 제퍼슨, 채닝 프라이, JR 스미스 등 슈터들은 스스로 득점을 만드는 능력이 약하다. 어빙의 부진까지 더해지면서 제임스에 대한 견제가 강화됐다. 제임스의 공격 부담만 늘어난 셈이다.
형편없는 수비력은 전년도 챔피언이 맞나하는 의구심마저 부를 정도다. 클리블랜드는 외곽수비가 뻥뻥 뚫리면서 상대에게 너무 쉽게 득점을 내준다. 클리블랜드의 공격력은 29일 현재 경기당 평균 110점으로 리그 30개 구단 중 4위다. 리그 최상급이다. 반면 수비력은 최악이다. 평균 106.8실점으로 21위에 머물러있다.
제임스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규리그 1위가 아니라도 플레이오프에서 열심히 하면 된다. 난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같은 지구 라이벌 보스턴이 ‘175㎝의 작은 거인’ 아이재아 토마스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클리블랜드의 2연속 챔피언 쟁취의 길은 험난할 전망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디펜딩 챔프’ 2연패 도전 빨간불
입력 2017-03-30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