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심폐소생술 교육에 국민적 관심 가져야

입력 2017-03-29 17:31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27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세 이하 4개국 축구대회에서였다. 잠비아전에서 한국 대표팀 정태욱 선수는 공중 볼 다툼 중 상대 선수와 충돌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한국 선수들과 주심은 곧 정 선수의 입을 열어 말려들어간 혀를 바깥으로 빼내고 고개를 젖혀 기도를 확보했다. 이어 인공호흡을 실시하는 등 불과 20여초 만에 응급조치 순서를 그대로 따랐다. 정 선수는 잠시 후 깨어났다. TV를 통해 이 장면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심폐소생술의 교과서를 본 것 같았다”며 극찬했다. 골든타임을 놓쳤거나 정확하게 조치를 취하지 못했더라면 정 선수는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뻔 했다.

이들이 일사불란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교육 때문이었다. 프로축구 구단과 청소년팀 선수들은 작년부터 심폐소생술을 의무적으로 이수하고 있다. 심폐소생술 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심장정지로 인한 사망률은 국내 전체 사망 원인의 15%에 달할 정도로 높다. 심장정지의 골든타임은 4분에 불과하다. 병원 이송 전 즉각적인 심폐소생술이 필수적이다. 이 시간을 넘기면 소생이 쉽지 않고 상당한 부작용이 생긴다.

최근 국내에서도 심폐소생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선진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편이라고 한다. 급속한 고령화로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는 우리 실정에서는 더욱 절실하다. 개인은 물론 직장, 학교, 관공서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겠다. 대한심폐소생협회와 대한적십자사, 소방관서 등 여러 기관을 통해 1∼2시간이면 익힐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다. 정부와 시민사회단체가 중심이 돼 범국민운동 차원의 캠페인을 펼치는 것도 필요하다. 심폐소생술은 나의 작은 관심이 이웃의 목숨을 살리는 뜻 깊은 행위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갖춰야 할 덕목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