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학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 “TPP 폐기로 美 현지 투자 중요성 커져”

입력 2017-03-29 19:18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폐기되면서 미국 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현지 투자의 중요성이 커졌습니다.”

성기학(70·사진)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 겸 영원무역 회장은 업계 관계자 20여명으로 구성된 투자단을 이끌고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미국 워싱턴DC와 노스캐롤라이나 롤리, 벌링턴 등을 방문했다. 성 회장 일행의 방미 목적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등장 이후 거세진 보호무역주의를 타개하고, 한·미 간 통상마찰을 예방하기 위해 현지 교류와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국민일보 1월 18일자 19면). 성 회장은 지난 24일(현지시간) 페트병 폐기물을 재활용해 섬유를 뽑아내는 기업인 ITG 공장 탐방 도중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가졌다.

미국의 유력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자문위원이기도 한 성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표방하는 보호무역주의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들이 이를 헤쳐 나가려면 시장 다변화와 제품의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TPP를 폐기하면서 미국에서 직접 원자재를 생산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산학 연계를 통해 미국의 첨단기술을 받아들이고 자동화설비와 우리 기업의 관리기법을 활용하면 미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미국 내에서 생산된 실을 사용한 의류에만 32%의 고관세를 면제해준다.

성 회장은 노스캐롤라이나에 영원무역의 현지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방미단 소속 다른 기업들도 현지 투자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방미단은 전병현 윌비스 회장, 박규석 한솔섬유 부사장, 효성 박재용 사장, 네오텍스 박중근 대표 등으로 구성됐다.

성 회장이 노스캐롤라이나 투자를 결정한 데는 현지 주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한몫했다. 벌링턴(노스캐롤라이나)=글·사진

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