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입력 2017-03-31 00:06

오늘 본문은 바울이 빌립보교회에 쓴 서신입니다. 빌립보는 국제도시였습니다. 그래서 빌립보교회에는 아시아 출신의 부유한 여성 사업가인 루디아도 있었고, 그리스 태생인 여종도 있었습니다. 로마인으로서 식민지를 위해 일하던 간수도 있었던 것으로 보아 하나 됨을 유지하기가 어려웠을 것입니다.

빌립보교회에 파당이 있고 분열 조짐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 바울은 하나 됨의 길을 제시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빌립보 교인들이 닮아야 할 모델로 삼은 것입니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5절) 예수님은 우리의 구원자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가르쳐 주는 교사요, 실제로 보여주는 모범입니다.

이는 예수님에 대한 우리의 새로운 인식을 요구합니다. 전통적으로 교회 안에서 강조됐던 것은 예수님이 우리의 유일한 구원자라는 겁니다. 예수님을 삶의 모범이요, 교사로 대하는 관점은 덜 주목 받았습니다. 교회에는 예수님을 구원자로 고백하는 사람들이 넘쳐나지만 세상에서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고 따르는 제자들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예수님의 어떤 부분이 우리 모델이 되는 것일까요.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6∼7절) 이 말씀에서 드러나는 예수님의 마음은 바로 겸손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비우고, 겸손하게 자기를 낮추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면서도 아들의 권리를 주장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겸손하신 마음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겸손이 무엇인가를 분명하게 가르쳐 주십니다. 남 앞에 무조건 자기를 낮추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힘과 권세가 있더라도 그것을 자랑하지 않고 도리어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 선용하는 것입니다.

본문에서 말하는 예수님의 두 번째 마음은 순종입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이셨습니다. 하나님이기에 모든 것을 그분의 마음대로 하실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모든 걸 버리고 하나님 말씀에 철저히 순종했습니다(8절). 이 땅에 오신 것도 순종의 결과입니다. 순종한다는 것은 듣는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또한 그대로 순종하셨습니다. 40일 금식기도 후 사단이 예수님을 유혹합니다. 쉽고 편한 방법으로 세상을 구원하라고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하나님 말씀에 순종함으로 힘들고 어려운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셨습니다. 순종에는 고난이 따릅니다. 그렇기에 예수님도 처음에는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라고 요청하다가 곧 “내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라며 순종하심으로 하나님의 뜻을 이루셨습니다.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외국인 혐오세력이 확산되고 있으며, 자국인도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성도의 가정과 교회에서도 비슷한 문제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성경적인 하나 됨의 원리는 예수님의 마음을 품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겸손과 순종의 원리는 지금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처럼 여러분 자신을 낮춰 겸손히 순종함으로 사회의 일치를 이루시기 바랍니다.

신성철 목사 (경기도 수원 사랑누리루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