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따랐던 경기였다.”
전술 부재로 시름시름 앓던 한국 축구대표팀의 울리 슈틸리케(63·독일·사진) 감독이 시리아전에서 힘겹게 승점 3점을 따내며 경질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시리아와의 A조 7차전에서 승리했지만 최근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무덤덤한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슈틸리케 감독은 “전반 4분 만에 선제골을 넣어 안정적으로 경기를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패스 연결이 원활하지 못했다. 후반에 상대 슈팅이 골대에 맞는 등 우리에게 운이 따랐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중요한 건 승점 3점을 따내서 월드컵 본선에 자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순위에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뻔한 전술과 용병술 미비 등 부진을 거듭하며 국민들에게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특히 지난 23일 중국전에서는 치욕의 패배를 당하면서 그의 거취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일단 한국이 A조 2위를 지키면서 슈틸리케 감독은 한숨을 돌렸지만 결코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지적이 다수다.
슈틸리케 감독은 다음 카타르 원정경기에 대해 “시리아전을 어렵게 승리했기에 일단 한숨을 고르겠다”며 “시간이 있는 만큼 잘 준비해서 카타르전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아이만 알하킴 시리아 감독은 “한국이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시리아도 그에 뒤지지 않는 경기를 펼쳤다”고 돌아봤다. 이어 “경기 내용면에서는 양 팀이 비겼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결실은 맺지 못했다”며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경질 위기 모면한 슈틸리케 “어려운 경기… 운이 따라 이겼다”
입력 2017-03-29 0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