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어떡해…. 아, 어쩌면 좋아, (우리 아이) 없으면 어떡해.”
3월 28일은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또 다른 상처로 기억되게 됐다. 잠깐 품었던 기대와 우려는 순식간에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슬픔으로 바뀌었다.
오후 3시40분쯤 세월호에서 일단의 유골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수습자 가족들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쥔 채 오열했다. 세월호 인근 해상에서 미수습자의 온전한 수습을 기원하는 종교행사를 가진 뒤 팽목항으로 돌아온 터였다. 가족들이 겨우 밥 한 숟갈을 넘기고 가족대기실로 몸을 옮긴 직후 소식이 전해졌다.
소식을 듣자마자 미수습자 조은화양 어머니 이금희(47)씨와 허다윤양 어머니 박은미(47)씨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온몸을 흔들며 괴로워했다. 박씨는 “(유해가) 빠져나갔으면 어떡해? 찾아야 돼!”라고 외치며 소리 높여 통곡했다. 이씨도 양손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으면서 “정말 유해가 맞느냐? 정말 맞느냐? 어디에서 발견된 거냐”고 주위에 소리치며 쓰러질 듯 오열했다.
이씨와 박씨는 서로를 위로하려는 듯 상대방의 등을 계속해서 어루만지면서도 말을 잇지 못했다. 그렇게 한참을 통곡하던 두 사람은 정신을 가다듬고 다른 가족들과 함께 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급히 팽목항을 찾은 해양수산부 윤학배 차관과 면담했다. 가족들은 “유실방지책을 확실하게 했다고 했는데도 결국 유해가 밖에서 발견됐다”면서 “제대로 유실방지를 하고 있느냐”며 울부짖었다.
가족들은 오후 7시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연구원들과 함께 맹골수도 해역으로 떠났다. 발견된 유골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유골은 동물 뼈로 확인됐고 일말의 기대를 갖고 현장을 찾았던 가족들은 말을 잇지 못했다.
진도=김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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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습자 가족들 “우리 아이 없으면 어떡해”
입력 2017-03-29 0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