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28일 세월호 침몰 사고의 미수습자로 추정되는 유골과 유류품이 발견됐다고 발표했지만, 반나절 만에 동물의 뼈로 확인됐다.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정부가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경솔하게 발표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또 눈물을 흘려야 했다. 미수습자 유실 방지 대책의 허점도 드러났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오후 8시50분쯤 세월호를 싣고 있는 반잠수식 선박의 갑판에서 발견된 뼈와 관련해 “동물 뼈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돼지의 뼈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발견된 뼈는 총 7개다. 국과수는 유골을 강원도 원주 본원으로 가져가 DNA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앞서 오후 4시30분 해수부 이철조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전남 진도군청 브리핑에서 “오전 11시25분 현장 작업 인력이 반잠수식 선박 갑판 위에서 유골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뼈가 발견된 위치는 세월호 선수부 리프팅빔을 받치고 있는 반목 밑이다.
해프닝으로 끝나기는 했지만 뼈 발견을 계기로 정부의 허술한 인양 과정이 도마에 오르게 됐다. 해수부는 선수 개구부나 창문을 통해 배 밖으로 배출된 펄과 함께 뼈가 나온 것으로 추정한다. 3년 동안 해저 쪽을 향해 드러누워 펄에 묻혀 있던 세월호 좌현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세월호를 물 밖으로 인양하면서 좌현 쪽에서 유골, 유류품이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 이날 동물 뼈와 함께 신발 등 일부 유류품도 발견됐다.
그동안 해수부는 미수습자 유골과 유류품의 유실을 막기 위해 삼중 유실방지망을 설치했다고 강조해 왔다. 다만 좌현은 해저와 맞닿아 있는 탓에 유실방지망을 설치하지 못했다.
인양 현장에 유골 발굴 전문가가 없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유골이 3년 동안 바닷속에 있었다면 소금과 물, 박테리아 때문에 약해져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유골이 물 위로 나와 산소와 만나게 되면 빠른 속도로 짓무르게 된다. 이 때문에 통상 유골 발굴 현장에는 전문인력이 상주한다.
세종=유성열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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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미수습자 가족 두번 울린 ‘동물뼈 해프닝’
입력 2017-03-28 17:41 수정 2017-03-29 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