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주요 정당에 ‘경제계 제언’을 전달한 데 이어 대선 후보들을 초대해 강연을 듣는 등 정치권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릴레이 초청 강연의 첫 연사로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나섰다. 평소 재벌개혁에 적극적이고, 재계에 날카로운 비판을 가해온 정의당 후보가 재계를 대표하는 대한상의를 찾아 기업인들을 상대로 강연을 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심 후보는 28일 서울시 중구 상의회관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대선주자 초청 특별강연’에서 “정의당은 급진성과 과격성으로 경쟁하는 정당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책임정치를 추구한다”며 “대통령이 된다면 경제정책은 주체들과 소통을 통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친노동자 성향으로 대표되는 정의당에 대한 경제인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심 후보는 박 회장이 전달한 ‘경제계 제언’을 언급하면서 “경제 재도약의 3대 틀은 그동안 경제계에서는 보기 어려운 아주 신선한 그런 제안이었다”며 “새로운 시대 변화에 능동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에 저도 큰 고무를 받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날 심 후보는 280명의 기업인들 앞에서 대선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압축성장 그림자를 걷어내고 새로운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신성장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하며 해소방안으로 불평등 해소, 재벌체제의 개혁, 가계부채 해소 등 3대 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재벌체제 개혁에 대해서는 “지금 한국경제 최대 리스크가 세습경제”라며 “차기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재벌 대기업들이 정권과 결탁해서 특혜를 받고, 불법·탈법적인 세습을 하는 것을 막고 불가능하다고 인정하도록 만드는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또 신재생에너지산업 인프라 개선, 제조업 첨단화와 제조업 서비스화, 중소기업 클러스터와 사회적 경제 구축, 신평화경제 구축 등 우리나라 4대 미래발전전략도 제시했다. 그는 재생에너지사업 인프라 개선 부분에서 전기자동차, 에너지저장장치, 스마트그리드 등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확고한 정경분리원칙을 제도화하기 위해서는 북한과 국가 대 국가 수준의 경제 조약을 체결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날 강연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포함해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 이종태 퍼시스 부회장 등 기업 대표와 임직원 280여명이 참석했다.
대한상의는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자유한국당 등의 대선후보가 확정되는 대로 차례로 초청해 공약을 점검하는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심상정 “압축성장 그림자 걷어내고 신성장 전략 펼쳐야”
입력 2017-03-28 17:55